복지부 국정감사가 공허한 이유
복지부 국정감사가 공허한 이유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9.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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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 약가인하’는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과 함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의 최대이슈였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틀간(26~27일)의 국정감사에서 약가인하에 대한 연구결과 및 해결 방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정책결정 근거를 제대로 대지 못했다. 

임채민 장관의 답변은 “이번주부터 시작하는 제약업계와의 논의를 통해 지속적인 대화를 하겠다”는 말 뿐이었다.

1년 간의 정책추진 방향 및 문제를 점검하는 국정감사에서 복지부 자체의 연구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추후 논의로 대체하겠다는 대답으로 미루었을 때 약가인하가 종합적인 검토를 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의원들의 지적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

제기된 문제들은 그동안 제약업계가 꾸준하게 주장 내지 호소해온 내용임에도 복지부는 이 같은 문제에 시원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대형 실직사태가 야기할 사회경제적 혼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에 대한 준비가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약가인하 영향분석을 통한 정책제안서를 발표했다. 양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의약품에 있어 가격요소는 약품비를 13.5% 감소시키는 미미한 효과가 있지만 약품의 소비량은 약품비 증가에 훨씬 크게(114.04%)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약품비가 비슷한 수준인 스페인의 경우 강력하게 약품 가격을 통제하고 있으나 약품비가 높은 독일·아이슬란드보다 약품비 지출액이 오히려 높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가격을 강력히 통제하면 제약회사는 일반적으로 약품 생산원가보다 낮은 약품 가격일 경우,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제약사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의약품에 마케팅 전략을 집중해 결국 인하된 약품의 사용량은 줄어들어 생산량이 줄게 되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가약품 대신 높은 고가약품으로 바뀌는 자리바꿈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결국 국민들이 기존보다 더 비싼 약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거나, 판매 중단으로 인해 필요한 약품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또 어떤 제약사들은 원가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홍보 및 판매활동에 주력하고, 이로 인해 사용량이 막대하게 증가할 수 있다. 사용량의 증가로 결국 약품비 지출이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을 정책제안서는 적시하고 있다.

그동안 복지부의 약가인하 논리는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의  국민 의료비 중 약제비 비중이 높다는 것이었다. 복지부가 이 한가지 사례에만 매달린 꼴이다. 결국 약가인하에 대한 사전 연구나 후유증에 대비한 대책이 없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복지부의 태도로 미루어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약가인하가 가장 만만했던 것 아니냐는 원희목 의원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 이번 국감장에서 ‘1년만에 유예된 시장형실거래가제,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한 자를 색출해 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 처럼 실패한 정책으로 끝날 경우 복지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도 똑똑히 지켜볼 일이다. 같은 정책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복지부는 원점으로 돌아가 약가인하의 영향 분석부터 정책 전반에 걸쳐 재검토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시장 잠식 가능성, 제약사별 매출손실, 국민의료비에 미칠 영향, 실직 대책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약가인하의 당근책으로 내놓은 제약산업육성법의 신약개발 유도 효과를 분석·발표해야 한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는 477억원 손실로 끝났지만, 약가인하는 제약사별 20~30% 매출 손실을 야기한다. 복지부는 해답을 제시하고, 제약업계와의 논의과정을 공개해야 한다. 더이상 “지속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공허한 답변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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