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신약후보물질 5개 정리 … 한미약품서 도입한 ‘벨바라페닙’ 포함
로슈, 신약후보물질 5개 정리 … 한미약품서 도입한 ‘벨바라페닙’ 포함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서 공개 … 지난해 3분기부터 파이프라인 선별 작업

현재까지 신약후보물질 20% 정리 … ‘벨바라페닙’ 권리 반환 여부 촉각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4.04.25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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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전경 [사진=한미약품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신약 파이프라인 선별 작업을 진행 중인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이전받은 항암 신약후보물질 ‘벨바라페닙’(belvarafenib)을 파이프라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로슈는 24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파이프라인 업데이트 현황을 공개하며 총 5개 신약후보물질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정리 대상에 오른 후보물질은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카몬세르팁’,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RG6286’, ▲아릴로마이신 계열 신규 항생제 후보물질 ‘RG6319’, ▲정신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RG6163’,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미약품이 개발한 RAF‧RAS 억제제 계열 경구용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이다.

한미약품이 최초로 개발한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ㆍMAPK)' 경로 중 하나인 RAF 및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지난 2016년 9월 로슈그룹 소속 제넨텍에 9억 10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됐으며, 로슈는 자회사인 제넨텍을 통해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 단일요법, ‘벨바라페닙’과 ‘코텔릭’(Cotellic, 성분명 : 코비메티닙·cobimetinib) 2제 병용요법, ‘벨바라페닙’과 ‘코텔릭’에 흑색종 치료제 ‘옵디보’(Opdivom 성분명 : 니볼루맙·nivolumab)를 더한 3제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1상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해당 임상시험은 내년 11월 완료를 목표 환자 모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번 파이프라인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제넨텍은 환자 모집을 중단하고 로슈는 ‘벨바라페닙’을 포트폴리오 자산에서 제외했다. 다만, 지금까지 등록된 65명의 환자에 대해서는 기존 치료와 모니터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로슈는 앞서 지난해 3분기부터 신약 파이프라인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R&D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로슈의 올해 1분기 제약 부문 매출은 109억 스위스 프랑(한화 약 16조 4383억 원)으로, 전년 동기(116억 스위스 프랑, 한화 약 17조 4940억 원)보다 약 6% 감소했다.

회사는 파이프라인을 정리해 확보한 자금으로 성공 가능성이 더 큰 신약후보물질에 투입, 개발을 가속한다는 구상이다.

로슈 파이프라인 업데이트 현황 [사진=로슈 1분기 실적 자료 갈무리]
로슈 파이프라인 업데이트 현황 [사진=로슈 1분기 실적 자료 갈무리]

로슈의 이 같은 결정은 ‘벨바라페닙’의 권리 반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촉각이 곤두선다. 회사 측이 ‘벨바라페닙’의 권리와 관련해 아직 별다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개발 중단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다만, 한미약품이 로슈와 유사한 디자인의 ‘벨바라페닙’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그동안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들이 다수 공개된 만큼, 권리 반환 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국내 임상1b상 시험(HM-RAFI-103)의 후향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벨바라페닙’과 ‘코텔릭’ 병용요법은 BRAF 변이가 확인된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환자 15명 중 10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67%)이 확인됐다.

사라진 암세포가 재발하지 않고 유지되는 기간인 반응지속시간(DOR)의 중간값은 12개월, 환자가 암세포의 성장과 병력의 악화 없이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은 13.7개월로 확인됐다.

발표를 진행한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은 “‘벨바라페닙’은 ‘코텔릭’과 병용 투여했을 때 흑색종과 폐암, 대장암 등 BRAF 융합/삽입·결손이 있는 환자에게 명확한 효과를 보였다”며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는 환자에게 필요한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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