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우리사회의 불치병인가
자살, 우리사회의 불치병인가
  • 노영조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8.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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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멀다하고 자살사건이 보도돼 그렇지 않아도 무더위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중요 인물의 자살과 같은 공공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만 보도되는데도 자살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자살사망자 수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 2000년대 들어 자살률이 올라가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이달 들어 삼성계열사의 중국법인에 근무중인 부장급 간부 엔지니어가 고혈압 치료를 위해 귀국하던 비행기내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몇 달전 탕정 삼성전자 기숙사에서 열흘 사이 두 명의 직원이 잇따라 투신 자살한 터라 사측은 여러 각도에서 진단 중이라고 한다.

지난 10일만 해도 관리하는 고객들의 주식이 폭락해 큰 손실이 난 것을 비관해 40대 증권사 직원이 투신자살했으며 우울증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군 장교가 자살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이보다 일주일 전에는 비리 혐의로 기소된 금감원 부원장보가 한강에 투신 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씻을 날이 요원하기만 하다. 급기야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자살 위험군에 속한 이들을 위한 상담전문가 양성에 발벗고 나섰다. 올해 5월부터  보건복지부 생명존중정신건강증진 기금으로 호주의 자살예방개입훈련(ASIST) 프로그램을 도입해  정신보건센터 등 자살예방상담기관 종사자 300명을 전문가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지난 83년 캐나다에서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22개국에서 100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해 자살예방에 큰 역할을 해온 만큼 이 프로그램의 운용이 활성화된다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기자협회도 최근 자살보도가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자살보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자살을 흥미위주로 다루어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는데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언론은 그간 연예이나 유명인사의 자살사건에서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 마련된 기협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자살 방조자라는 비난을 받아서는 안된다.

최근들어 의사 교수 연구원 등 전문인들의 자살이 크게 늘어난 점이 우리 사회 자살의 새로운 경향이다. 생활고로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이 많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패턴이다.

사회 지도층 등 부와 지위가 있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사람들이 경영난,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철인 플라톤의 지적대로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요, 겁쟁이 짓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달부터 자살예방 긴급전화인 '생명의 전화'를 운용하고 있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생명의 전화를 눌러 마음을 돌리기를 모두가 바라는 마음이다.

독일의 경우 자살장소로 보리수 나무 아래를 택하는 경우가 예전부터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한강다리를 들 수 있겠다. 실제로 지난 5년간 한강다리에서 투신한 사람은 458명이니 나흘에 한 명 꼴이다. 서울 한남대교 남단지점에 설치한 '생명의 전화'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고통과 번민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자살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4위에 올라있다. 생산가능 연령대의 경우 자살이 사망원인 1, 2위를 차지하는 만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자살은 이제 개인적인 문제로 방치해 둘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단체에 맡길 일이 아니다.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만도 연간 최대 5조원에 달한다. 자살에 대한 국민의 우려 또한 크다. 국가적인 과제로 인식하고 공공보건, 경제정책적 차원에서 체계적인 예방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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