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간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동아제약(회장 강신호)이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강 회장의 차남)측의 이사선임안을 주총에 상정키로 했다.
동아제약은 8일 강문석 대표측의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기 위해 오는 12일 이사회를 갖기로 했으며 주총은 오는 29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에는 16일날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에따라 강 회장과 강 대표간의 부자간 주총 표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측은 강신호 회장을 포함 10명의 이사선임안과 1명의 감사선임안을 제안한 상태인데, 이중 이사후보로 추천된 강 회장은 거부의사를 밝혔다.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런가운데 수석무역측은 "현재 강 대표측 지지세력이 30% 후반이고, 강 회장측은 25% 정도에 불과하다"며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연합 등에서 강 대표측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주가치 제고차원에서 우리측에 우호적"이라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을 종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외형상 알려진 강문석 대표측 지분은 14.71%(강 대표 3.73%, 한국알콜 3.37%, 유충식 부회장 3.76% 등)외에 적어도 20% 이상의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동아제약측은 말을 아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해관계자가 많은 현 경영진으로서는 여러말을 할 수 없다. 표대결이라는 절차까지 가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게 아니라 부자간의 갈등을 증폭시켜 적대적으로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행위"라며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들이 경영의 안정성을 해치는 이같은 시도에 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양측의 지분구조는 표면적으로 수석무역측이 강 회장측(지분 6.94%)을 앞선다. 그러나 지난해 동아제약의 경영실적이 양호했던 만큼 지금으로서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어느쪽을 선택할지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그동안 섀도우보팅(주총결과에 비례해 결정) 등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온 기관투자자들은 각기 다른 입장이다. 기관투자가의 동아제약 보유지분은 약 23.58%로 일부 운용사 대표들은 한쪽의 손을 들겠다면서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공식화한 상태다.
동종업계인 한미약품과 한양정밀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다. 한미약품의 의결권 행사 가능지분은 4%(현재 지분은 6.27%)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대표가 학연 등으로도 얽혀 있어 양측이 공조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약품과 한양정밀은 지난 2000년 동신제약 인수합병(M&A)에서도 발을 맞춘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