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제약 최고 경영진들이 미공개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사건은 국내 제약업계에 만연한 도덕불감증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사 최윤환 회장(69)과 아들 최재준 부사장(36) 등 경영진은 2005년 7월 바이오업체인 엠젠바이오와 주식 인수계약이 체결되자 차명 계좌로 진양제약 주식 9만주를 집중 매수한 뒤 관련 정보가 일반인에게 공시되면 주식을 매도하는 수법으로 총 3억4790만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이에따라 최 회장 부자와 이사 김모씨(53), 창암파마 대표 이모씨(35), 엠젠바이오 대표 박모씨(39)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04~2006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바이오관련 연구와 주식시장 과열화 등으로 이른바 '바이오 테마열풍'이 일자 '국내 최초 바이오 장기개발 전문회사'로 알려진 엠젠바이오의 주식인수 계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주가 폭등을 예상하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최 회장은 특히 2004년 3월 자신이 소유한 진양제약 주식 외에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 1010주를 추가로 매수해 소유지분률이 21.46% 늘어 났음에도 보고 의무일이던 같은 해 4월까지 보고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2005년 10월까지 총 30 차례에 걸쳐 변동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기회에 다른 제약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해볼 필요가 있다. 생명산업인 제약산업에서 연구개발 투자는 뒷전이고 잿밥에만 관심이 많은 제약사 오너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