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④] 일본의 ‘오염수 폭주’ 못 막으면 인류는 재앙
[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④] 일본의 ‘오염수 폭주’ 못 막으면 인류는 재앙
일본의 극우정권, 환경오염 · 국민건강 철저히 외면

아베 전 총리, 싸고 빠른 처분 바다방류 선택

전문가들 ‘탱크 ‧ 모르타르 고체화 보관’ 등 권고
  • 임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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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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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100세 시대’다. 2019년 기준 한국인 기대수명은 83.3세다. 어떤 통계는 평균 수명 120세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지금 추세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100세 시대’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살 것이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방사성물질, 미세플라스틱, 매연, 분진 등 환경오염물질은 국경을 넘나드는 골칫거리다. 최근에는 최악 원전 참사 당사국인 일본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혀, 당장 식탁 위 먹거리가 걱정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원전과 방사능의 위험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 연재한다. [편집자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탱크를 설치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1000여 개의 저장탱크는 2022년 10월께 포화상태가 된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탱크를 설치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1000여 개의 저장탱크는 2022년 10월께 포화상태에 이른다. (출처: 도쿄전력)

오염수 바다 방출은 가장 저렴한 처리법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원전 사고 발생 이후 치밀하게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삼중수소수 대책위원회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임시절인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바다 방출을 포함, 실현 가능한 기술적인 방법을 검토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삼중수소수 대책위원회가 2016년 6월 작성한 보고서. (출처: 경제산업성)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삼중수소수 대책위원회가 2016년 6월 작성한 보고서. (출처: 경제산업성)

대책위가 2016년 6월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국민의 건강권이나 지구적 환경오염을 막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가 검토한 오염수 처리 방법은 △지구권 주입 △수소 방출 △지하 매장 △증기 방출 △바다 배출 등 다섯 가지다.

보고서를 보면 “지구권 주입과 수소방출, 지하 매장은 기술적인 난관과 규정, 시간을 고려할 때 어려움이 많다”며 아예 배제해 버렸다. 결국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 냈다. 가장 저렴하고 신속한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다 배출 방식을 적용하면 약 34억 엔(한화 373억 원)과 7년 4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자체 판단도 작용했다. 

대책위 보고서 어디에도 바다 배출 외 다른 방식에 대한 언급이나 검토는 없었다. 삼중수소 처리 방법도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보완적인 시스템이 있지만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주민반발에도 눈을 감았다. 방사성 오염수 바다 배출이 가시화했던 지난해 말 후쿠시마현 59개 기초단체 중 44곳이 바다 배출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했다. 약 70%의 기초단체가 정부 방침에 사실상 반기를 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도 후쿠시마 복원 속도전에 묻혔다.

안전한 처리법 있어도 내팽개쳐

일본 원자력시민위원회는 바다 방류 대신 ‘대형 탱크 보관’과 ‘모르타르 고체화 보관’ 방법을 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독성이 줄어드는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최선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시민위원회가 제안한 두 가지 방법은 방사성 오염수의 안전한 처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마련한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 오염수 저장탱크는 내년 10월께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출처: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마련한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 오염수 저장탱크는 내년 10월께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출처: 도쿄전력)

대형탱크 보관의 경우 1기당 10만 톤을 저장할 수 있는 대형탱크를 만들어 현재 사용하는 1000톤 단위의 탱크에서 오염수를 옮기는 방법이다. 삼중수소의 위력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12.3년) 동안 탱크에 보관해 독성을 떨어트린 뒤 정제과정을 거치자는 제안이다. 시민위원회는 석유비축 시설에서 활용하는 대형탱크 기술을 적용하자는 구체적인 대안을 건의했지만 묵살 당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ALPS) 처리된 오염수를 '처리수'로 포장하고 있다.(출처: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ALPS) 처리된 오염수를 '처리수'로 포장하고 있다.(출처: 도쿄전력)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배합해 물로 굳히는 것) 고체화 보관도 비슷한 원리다. 방사성 오염수를 시멘트와 섞어 모르타르 고체화 상태로 만들어 탱크 안에 장시간 보관하는 방법이다. 고체화된 모르타르 안에 삼중수소를 차폐할 수 있어 오염수 바다 배출은 물론 지하수와 빗물 등 유입을 차단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대안이 바다 방류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모르타르 고체화 보관법은 미국이나 일본에서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어 도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녹색연합 에너지전환팀 박성준 활동가는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겠다는 것은 전 세계와 다음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일본은 지금이라도 비용 문제를 떠나 인류 전체의 건강을 위해 대형탱크 저장이나 모르타르 보관 등 안전한 처리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운영 중인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 도쿄전력은 알프스가 62가지 방사성 물질을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걸러내지 못한다. (출처: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에서 운영 중인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 도쿄전력은 알프스가 62가지 방사성 물질을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걸러내지 못한다. (출처: 도쿄전력)

귀 닫은 일본의 오염수 폭주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바다 방류는 자국 내부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일반 국민 의견을 수집하는 ‘퍼블릭 코멘트’ 공모결과 약 70%의 국민이 오염수 바다 방류에 반대했다.

특히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후쿠시마 지역 수산업계는 연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소비자들은 해당 지역에서 잡힌 수산물을 꺼릴 것이 자명하다며 절박한 호소를 하고 있다.

2020년 일본 지역시민단체는 일본 경제산업성에 42만명이 서명한 해양 방류 반대 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그린피스도 전 세계 8만명이 서명한 방류계획 철회 촉구 문건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FoE재팬 등 일본 내 시민단체도 전 세계 88개국 6만4000여 명이 참여한 반대서명을 지난 12일 경제산업성에 전달했지만 결국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바다 방류를 선택했다.

눈과 귀를 닫고 폭주하는 일본. 전 세계를 향한 섬나라 일본의 도발이 어디서 멈춰질지 세계인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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