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③] 죽음의 日 방사능 오염수 삽시간에 한국 도착
[건강의 적, 원전과 방사능③] 죽음의 日 방사능 오염수 삽시간에 한국 도착
친원전 국제조직 IAEA 못믿을 검증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확인 필수

방류 뒤 4~5년이면 동해까지 오염

인류생존 위협하는 오염수 막아야
  • 임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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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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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100세 시대’다. 2019년 기준 한국인 기대수명은 83.3세다. 어떤 통계는 평균 수명 120세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지금 추세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100세 시대’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살 것이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방사성물질, 미세플라스틱, 매연, 분진 등 환경오염물질은 국경을 넘나드는 골칫거리다. 최근에는 최악 원전 참사 당사국인 일본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혀, 당장 식탁 위 먹거리가 걱정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원전과 방사능의 위험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 연재한다. [편집자주]

 

친원전 단체 ‘IAEA 검증’ 믿을 수 있나

후쿠시마원전 오염수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본격적인 바다 방류는 2년 뒤인 2023년 초반께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바다 방류에 필요한 배수관을 깔고 각종 설비의 설계와 검증, 심사 등 절차에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계획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무마하고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의 검증을 받겠다고 선언한 것이 변수다.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10주년인 지난 3월10일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Rafael Mariano Grossi) IAEA 사무총장이 성명을 발표했다.(출처: IAEA)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10주년인 지난 3월10일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Rafael Mariano Grossi) IAEA 사무총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출처: IAEA)

IAEA는 전문가그룹 구성에 착수했다. 중국이 이미 참여 가능성을 밝혔다. 우리나라도 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오염수 관련 전문가를 자비로 파견하는 CFE(Cost Free Expert) 제도를 이미 IAEA 측에 제안한 상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일본의 충분한 과학적 근거 제시, 우리 정부와 사전 협의, IAEA 검증 과정에 우리 측 전문가 참여 보장 등을 언급했다. 일본이 오염수 바다 방류를 강행하는 상황에서 국제 검증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안전성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2012년 2월 방사성 오염수 저장탱크 바닥에서 시간당 200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검출됐다. 도쿄전력은 약 10리터의 오염수가 샜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양은 확인이 되지 않았던 상황이다.(출처: 도쿄전력)
2012년 2월 방사성 오염수 저장탱크 바닥에서 시간당 200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검출됐다. 도쿄전력은 약 10리터의 오염수가 샜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양은 확인이 되지 않았던 상황이다.(출처: 도쿄전력)

IAEA가 오염수 처리과정과 절차, 방사성 물질 함량 등 오염수 전반에 대한 검증에 착수하면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긴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발표에만 의존했던 오염수 실태를 직접 들여다볼 길이 열린다. 다핵종제거설비(ALPS 알프스) 미승인 사용 문제와 오염수 저장탱크 내부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와 같은 방사성 핵종 실태를 확인하는 것도 수확이다.

IAEA의 조사가 요식행위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국이나 중국 등 세계 전문가들이 IAEA와 일본의 들러리에 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IAEA가 2013년부터 일본에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를 제안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선언하자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IAEA 조사에 의구심을 보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IAEA가 예산 분담률이 미국(25%)과 중국(11.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일본(8.24%)에 회초리를 들이댈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한다. IAEA에서 일본의 입김이 여전히 막강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고인이 되긴 했지만 일본 출신 아마노 유키야가 IAEA 전임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IAEA와 일본은 각별한 인연으로 얽혀있다.

환경운동연합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최경숙 활동가는 “IAEA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기치로 원전 단체를 대변하는 친원전 조직”이라며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일본과 도쿄전력의 편법, 불법행위에 대해 단 한 번도 제재한 사례가 없는 조직에게 객관적인 오염수 검증을 기대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임 IAEA 사무총장이었던 아마노 유키야 씨는 2019년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까지 무려 10년간 IAEA 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며 “현재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원전 원주민들을 방사성 물질이 사방에 늘려있는 위험지역으로 복귀하라고 강요하는 상황인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IAEA의 역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원전 오염수가 첫 방류 되면 4~5년 만에 태평양을 돌아 우리나라 동해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원전 오염수가 첫 방류 되면 4~5년 만에 태평양을 돌아 우리나라 동해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배출 뒤 4~5년 만에 한국 도착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원전 오염수는 바다에 버려지는 순간 북태평양 해류와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한바퀴 돌아 우리나라 인근 해역으로 유입된다. 조사기관이나 전문가에 따라 오염수가 도달하는 기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방출 4~5년 뒤에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2년 독일 헬름홀츠 지구해양연구소(Geomar Helmholtz-Zentrum)가 분석한 후쿠시마 원전 발전소 오염수 방출 시나리오.<br>
2012년 독일 헬름홀츠 지구해양연구소(Geomar Helmholtz-Zentrum)가 분석한 후쿠시마 원전 발전소 오염수 방출 시나리오.

 

이와 관련 독일 헬름홀츠해양연구소가 국제학술지 환경연구레터스에 발표한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태평양으로 방류된 세슘 137의 장기확산모델 시뮬레이션’ 논문에 따르면, 원전에서 방류된 세슘137은 후쿠시마원전 앞바다에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와 만나 러시아 쪽으로 이동, 북태평양 해류와 캘리포니아 해류, 북적도 해류를 타고 북미 연안, 적도, 아시아를 거쳐 약 4년 만에 우리나라 동해에 도착했다.

원전 오염수 흐름을 참고할 만한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국립대만해양대 환경정보학과 허쭝루(何宗儒) 교수 연구팀은 지난 18일 위성자료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가 매일 방류되면 1년 6개월 후에 대만 먼바다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염수가 1년 동안 배출되면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북태평양 중앙으로 흘러가고 4년간 배출되면 북미 서해안, 7년간 배출되면 북태평양 전역이 영향을 받는다고 전망했다. 또 오염수의 확산 상황은 배출 위치나 바람, 기후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정확한 범위와 속도를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가나자와대와 후쿠시마대가 2018년 국제학술지 ‘해양과학’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오염수가 1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동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논문에 따르면 오염수 대부분이 일본 북동쪽으로 흘러 북태평양으로 이동하지만 일부는 남쪽으로 내려온 뒤 쓰시마 해류를 타고 동해로 흐른다. 오염수는 방류 1년 뒤 처음 동해에 도달하고 방류 4~5년 뒤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오전 11시 서울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관계자들이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후쿠시마원전 방사성 오염수 바다 배출 반대를 외치고 있다.(출처 환경운동연합)
28일 오전 11시 서울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관계자들이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후쿠시마원전 방사성 오염수 바다 배출 반대를 외치고 있다.(출처: 환경운동연합)

‘처리수’ 포장은 말장난

2011년 후쿠시마원전 폭발 사고로 최소 200가지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방출됐다. 도쿄전력의 설명대로라면 이중 약 60여 가지 방사성 핵종이 원전 오염수에 포함되어 있다. 일본 측 주장대로 정화 설비를 이용해 “오염수는 마실 수 있는 음료 수준”으로 걸렀다 하더라도 인체에 치명적인 스트론튬과 세슘, 삼중수소는 완전히 없앨 수 없다.

도쿄전력은 2018년 9월 오염수 처리설비인 알프스를 가동해 탱크에 저장한 물 89만 톤 중 약 75만 톤이 해양배출 허용 규제치보다 높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특히 오염수의 80% 이상에 스트론튬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트론튬은 칼슘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뼈에 축적되는 성질이 있고 몸에서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뼈나 골수에 쌓여 백혈병 등 치명적인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독성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29년에 이른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여전히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포장하기에 급급하다. 일본 부흥청은 삼중수소 안전성을 알린다며 ‘캐릭터 홍보’에 나섰다가 자국 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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