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수혜주 녹십자 ‘실망스런 배당’ 예고
[사설] 코로나 수혜주 녹십자 ‘실망스런 배당’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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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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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전 세계인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코로나. 그 코로나 덕분에 지난해 최대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녹십자가 투자자들에게 실망스런 배당을 예고했다.

녹십자는 9일 공시를 올해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가배당률로 치면 고작 0.4% 수준으로, 0.8%를 지급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반토막으로 줄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업의 배당금치고는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 504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1조 3571억원) 대비 10.8%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0.6% 증가해 503억원에 달했다. 순이익은 893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녹십자가 밝힌 대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녹십자는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주로 꼽힌다. 코로나 확진소식이 없었던 1년여 전, 이 회사의 주가는 10만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7월 혈장치료제 개발 소식과 함께 급등하기 시작, 52주 최고가 53만8000원까지 찍었다.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만큼 높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까지를 목표로 했던 이 치료제는 기한 내 개발에 실패했고 결국 국산 코로나 치료제 1호 자리를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Regkirona Inj.)에 내주고 말았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시작된 이 치료제 개발과 관련, 녹십자는 무상공급까지 약속하며 국민들에게 잔뜩 기대를 심었지만, 아직까지 식약처 허가 신청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정부는 글로벌 기업에서 개발한 백신에 대해 이달부터 의료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접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코로나 예방에는 백신이, 치료에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가 구원투수로 투입되는 셈이다.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 녹십자의 혈장치료제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제대로 구실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녹십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올해 배당금 비율을 작년보다 더 낮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배당금 자체는 작년(1000원)보다 500원 올랐지만, 그동안의 이익 실현과 주가 상승폭을 감안하면 초라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시가배당률은 주요 상위 기업들과 비교해서도 크게 낮은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연결기준 5474억원의 매출을 올린 JW중외제약은 녹십자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서 거의 3배나 적지만, 보통주 1주당 325원, 종류주 1주당 350원을 현금으로 균등 배당한다고 9일 밝혔다. 시가배당률로 치면 각각 0.9%로, 그 비율이 한참 높다.

특히 중외제약은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올해처럼 보통주 1주당 325원, 종류주 1주당 3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는데, 시가배당률로 치면 각각 1.1%, 1.3%에 달했다. 물론 당시에도 전년 실적이 적자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이는 중외제약의 경영진이 회사를 위해 투자한 주주들에게 그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와도 같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004년부터 해마다 현금 또는 현물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주사인 JW홀딩스도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12년째 통 큰 배당을 해오고 있다.

주주친화적인 기업이냐 아니냐는 어쩌면 한끝 차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그 이상일 수 있다. 그 실망감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경영진(오너)이다.

녹십자는 우리나라 빅5 제약사 중 하나다. 그룹 전체 매출규모로 보면, 국내 제약업계 1위 기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최근에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 2조원대 초대형 기술수출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수출한 기술이 혹 반환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런 소식들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여 주가와 기업을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이 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물며 ‘째째한 배당’이라는 인상을 준다면, 기업의 오너를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도 그리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배당금 지급 당사자가 자사의 경영능력을 믿고 주가상승을 기대하며 투자한 주주들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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