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끼리의 비밀” ... CSO로 파고든 불법리베이트
[사설]  “우리끼리의 비밀” ... CSO로 파고든 불법리베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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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0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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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잊을만하면 터지는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연초부터 의약품 영업대행사(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를 통한 리베이트 척결 목소리가 업계와 정치권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현행 약사법은 의약품공급자(제약회사)가 약사나 의료인, 의료기관 등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경우 처벌할 수 있지만, CSO에 대해서는 아무런 처벌 근거를 두지 않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이런 허점을 노리고 지금도 리베이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와 정치권의 판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등록된 CSO는 5000곳이 넘는다. 그 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리베이트가 오갈 수밖에 없고 정상적 거래를 하는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급기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지난달 29일 약사법과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동시에 발의했는데, CSO까지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 판매 또는 임대 촉진에 관한 업무를 위탁받은 자(CSO)에 대해서도 경제적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경제적 이익 제공에 관한 지출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출보고서에 관해 실태조사 및 공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서 의원의 법안은 같은 당 고영인 의원(12월 2일)과 정춘숙 의원(12월 15일)의 CSO 지출보고서 의무화 법안에 이어 나온 것으로, 최근 두 달여 사이에 3건의 법안이 동시에 발의된 것이다. 이는 CSO를 통한 의약품 불법리베이트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 중에서 고영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규제 수위가 가장 높다. 3개 법안 모두 CSO 지출보고서 의무화를 담고 있지만, 고 의원의 발의 법안은 지출보고서 작성 내역을 복지부장관이 지정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해 의약사와 일반 국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CSO들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인 셈이다.

이제 관심은 이들 법안이 어떤 형태로 조합돼 국회를 통과하느냐에 쏠린다. CSO 규제 강화에 힘이 실린 고영인 의원의 법안이 그대로 통과됐을 때 리베이트 근절효과가 가장 높겠지만, 법안심사 과정에서 변형된 안이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변형의 정도에 따라 리베이트 근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직역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탓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고 의원의 발의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그동안에도 CSO 지출보고서 의무화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제약업계의 경우, 복제약 위주로 영업을 하는 기업은 반대, 신약의 보유 비율이 높은 상위제약사는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제약업계는 법안의 특성과 사회적 이목 때문에 대놓고 반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 전체가 리베이트 규제강화에 찬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심은 복잡하다.

의료계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들린다. 대한의사협회는 고영인 의원이 발의한 CSO 지출보고서 인터넷 공개 조항을 문제 삼고 있다. CSO 지출보고서를 온라인에 공개할 경우, 의사나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유출로 소송을 당하는 등 제3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위야 어쨌든 CSO를 통한 불법 리베이트 근절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는 점에서 거대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해당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불법 리베이트로 인한 폐해는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중요한 것은 발의된 법안이 훼손되지 않고 입법 취지에 맞게 처리될 수 있느냐다.

새해에는 더 이상 의약품 관련 불법 리베이트가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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