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이중턱치료제 한국 시장 철수
세계 최초 이중턱치료제 한국 시장 철수
엘러간, '벨카이라' 품목허가 3년 만에 자진취하

특허 분쟁에도 미온적 대응 … 시장성 낮다 판단한 듯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12.2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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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간 이중턱 치료제 '벨카이라'
엘러간 이중턱 치료제 '벨카이라'(Belkyra)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엘러간이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이중턱 치료제 '벨카이라'(Belkyra, 미국 제품명 'Kybella')를 국내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시장성이 작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엘러간은 21일 '벨카이라'(성분명 : 데속시콜산·deoxycholic acid)의 품목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지난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을 허가받은 지 3년여 만이다. 

'벨카이라'의 재심사 기간은 오는 2023년 8월까지다. 이 기간에는 제네릭의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 '벨카이라'는 앞으로도 2년 8개월 동안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엘러간은 '벨카이라'의 허가를 자진취하했다. 

'벨카이라'의 글로벌 매출액(2019년 기준)은 7200만달러(한화 약 799억원)다. 엘러간이 출시한 글로벌 제품 치고는 매출이 크지 않다. 국내 매출은 이보다 더욱 작은데, 비급여 약물이어서 정확한 매출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벨카이라'의 지난해 수입실적은 152만3617달러(한화 약 17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물류비와 인건비, 영업·마케팅 비용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장사다. 이런 가운데 '벨카이라'는 2023년까지 재심사 자료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는 추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엘러간이 시장성을 이유로 '벨카이라'를 철수시켰다는 업계의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엘러간이 당초 '벨카이라'의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벨카이라'의 특허를 둘러싼 국내 제약사들과 엘러간의 특허 분쟁 과정을 살펴보면 이러한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감지된다.

식약처의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된 '벨카이라'의 특허는 모두 3개다. 원출원 특허 1개와 이를 쪼갠 분할출원 특허 2개다. 국내 제약사 중 대웅제약과 펜믹스(PENMIX)가 이들 특허에 회피 심판(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해 모두 청구성립 심결을 받았다. 원출원 특허는 이미 심결이 확정됐고, 분할출원 특허 2개는 엘러간 측이 아직 항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눈여겨볼 점은 특허 분쟁 과정에서 엘러간 측의 대응 방식이다. 특허심판원 심결문에 따르면, 엘러간은 이들 3개 특허와 관련한 심판 과정에서 답변서나 의견서를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는 엘러간이 대웅제약이나 펜믹스의 주장에 대해 어떠한 반응이나 반박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자사의 특허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업계에서 "엘러간이 일찌감치 '벨카이라'의 국내 시장 철수를 염두에 두고 있던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웅제약, 자체 개발 약물 임상3상 종료
시장 진입 시기 앞당겨지나

대웅제약 서울 본사 전경
대웅제약 서울 본사 전경

대웅제약은 특허 회피 후 제네릭을 출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체 개발 이중턱치료제인 'DWJ211'의 선제적 방어를 목적으로 '벨카이라'의 특허 회피 심판을 청구했다.

식약처의 임상시험 정보와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등록 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에 등록된 정보를 종합하면,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DWJ211'의 임상3상 시험에 돌입해 현재 시험을 종료한 상태다. 종료 시점이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지만, 회사 측이 설정한 예상 종료 시점(2020년 6월 25일)을 고려하면, 올해 중순께 시험이 마무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원래 'DWJ211'의 허가 일정을 '벨카이라'의 재심사 기간에 맞춰 여유 있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엘러간이 '벨카이라'의 허가를 자진취하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허가 신청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펜믹스는 아직까지 '벨카이라' 후속 약물 개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벨카이라'는 매출은 작지만 성장률이 높은 약물이었다"며 "엘러간이 '벨카이라'를 한국 시장에서 철수시켰다고 해서 국내 이중턱 치료제 시장의 잠재력이 낮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특히 엘러간 등 외자사들이 미용성형 시장을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국내 제약사들의 영향력이 더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국산 제품이 등장할 경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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