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집에서 쉽게 진단하는 시대 열린다”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집에서 쉽게 진단하는 시대 열린다”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팀, 획기적 기기 개발 성공

유전자 증폭법 이용 거부반응 예측 ... 상용화 위한 마지막 작업 중

이식환자 거부반응 1시간 이내 조직검사 없이 소변으로 확인 가능
  • 임해리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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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신부전증을 앓아온 직장인 신모씨(54대)는 지난해 초 부인으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았다. 혈액형이 맞지 않는 이식이라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이식 후 경과는 매우 좋았다. 1년여가 지난 지금 건강을 되찾고 가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식수술이 성공적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거부반응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이때 거부반응 검사와 진단은 병원의 전문의를 찾아 진행해야 하기에 제약이 따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와 경희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서태석 교수는 신장이식 환자의 거부반응을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진단하는 기기를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상호 교수를 만나, 새로 개발한 기기가 이식환자에게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자세히 들어보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가 신장이식 환자의 거부반응을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진단하는 기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교수가 신장이식 환자의 거부반응을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진단하는 기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식받은 신장의 수명 연장, 거부반응 확인이 중요

이식환자들은 어렵게 신장이식을 받은 후에도 면역억제제로 인한 세균 감염 등을 주의하면서 체중조절, 콜레스테롤 제한 등 평생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면역억제치료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외부 장기가 내 몸에 들어와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은 평생 이식환자를 따라다니는 골칫거리다. 현재까지도 이식환자들은 거부반응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서 침습적인 신장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2일 이상 걸린다. 조직검사로 인한 지혈을 위해 12시간 가까이 꼼짝없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는 것도 불편이다.

이식 후 거부반응 연구는 이식환자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연구 분야로 중 하나다. 따라서 면역거부반응에 대한 신속한 진단을 할 수 있다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식 관련 국내외 연구자들은 많은 연구에서 신조직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도, 신장이식 환자의 전사체 분석을 통해 거부반응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소변에서 다수의 유전자를 정량 분석하여 거부반응을 예측하는 진단법이 그것이다.

 

의학과 공학의 만남, 유전자 증폭법 이용한 검사 방법 개발

이상호 교수 또한 더욱 신속하고 편리한 거부반응 진단을 위해 2012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특히 이식환자의 거부반응 진단 과정 개선에 집중했다. 입원이 필요한 지금의 신장이식 거부반응 시스템은 전문 의료진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코로나와 같은 비상시에는 급성거부반응이 나타난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침습적인 신장 조직검사도 환자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줄 수 있다.

현재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유전자 증폭을 통한 비침습적 검사도 아직은 상용화되지 않았다. 설령 상용화가 되어도 반드시 병원에 와서 검체를 채취해야 하고, 결과 확인도 병원을 방문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상호 교수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미세유체기술 분야에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서태석 교수와 새로운 진단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바로 면역 거부반응 현장-진단(point of care) 기기다. 소변이나 혈액검체로부터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쉽게 RNA를 추출하고, 바로 이어서 LAMP(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유전자 증폭법을 이용해 1시간 이내에 원하는 거부반응 유전자의 양을 측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기기는 현재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앞두고 있다.

 

급성거부반응, 비침습적 방식으로 1시간 이내 결과 확인

연구팀은 신장이식 환자 30명의 소변 검체에서 추출한 전사체를 대상으로 3개의 바이오마커(IP-10, Tim-3-HAVCR2, C1QB)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고 이들의 거부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 모델과 현장 진단 검사장비를 제작했다. 기존 유전자 증폭법이 아닌 새로 개발한 미세유체시스템과 LAMP 등온 유전자 증폭법을 이용한 현장 진단 검사 장비다. 연구팀은 이를 실제 신장이식 환자 10명에게 적용하였으며, 1시간 이내에 신장이식 거부반응을 진단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생물공학 분야의 국제저명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앤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게재되었다.

 

현장 진단 검사 프로세스
현장 진단 검사 프로세스

현장-진단(point of care), 입원 없이 집에서도 검사 가능 시대 열어

이번 현장-진단기기가 상용화되면 앞으로 가정에서도 1시간 이내에 신장이식 거부반응을 쉽게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결과는 신장이식 환자의 거부반응에 대한 치료 골든아워를 잡을 수 있는 획기적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상호 교수와 서태석 교수팀은 현재 개발 기기의 허가 및 인증을 통해 향후 현장-진단 기기로 간단히 소변검사를 통해 거부반응을 진단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개발연구는 신장이식 이후 나타나는 거부반응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를 통해 이식환자의 장기적이고 건강한 생존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호 교수는 “환자가 집에서도 현장 진단 기기로 간단한 소변검사를 통해 거부반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①미세유체시스템 = 미세유체공학이란 1mm보다 작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유체의 특성을 연구하거나 이를 이용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총칭한다. 피나 소변 한 방울로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알려진 ‘랩온어칩’은 대표적인 미세유체기술인데, ‘칩 위의 실험실’이라는 이름처럼 칩 위에 분석에 필요한 도구들을 오밀조밀하게 배치해 여러 생명 현상을 실험할 수 있는 장치다.

마이크로 유체시스템 가운데 몇 가지 칩 기반 시스템이 상용화되었지만, 실제로는 유전자 증폭 분야, 즉 PCR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발전했다. 최근에는 폴리머가 생체 적합성, 제작의 용이, 저비용 및 광학적 성질 때문에 미세유체시스템에 접목되어 유전자 증폭 분야에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②LAMP 등온 유전자 증폭법 = PCR은 DNA 또는 RNA와 같은 핵산의 특정 영역을 시험관 내에 대량으로 증폭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그 원리는 극히 단순하고, 쉽게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순수 분자생물학 분야 이외에도 의학 등에서 그 활용범위를 넓혀가고 매우 높다.

LAMP 등온증폭법은 기존의 PCR 검사 방법과 유사하다. 기존의 PCR 검사 방법은 변성(denaturation), 접합(annealing), 신장(extension) 등의 세 가지 단계를 거치면서 온도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 특히 변성을 위해서는 95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고 임상 진단에 3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LAMP를 포함한 등온증폭법은 일정한 온도에서 접합 및 신장이 가능하다. 주로 한 가지 온도(60~65℃)가 사용되며 기존 PCR 검사 방법에서는 1쌍의 프라이머를 사용하지만, LAMP 등온증폭은 2~3쌍의 프라이머를 사용하여 특이도를 훨씬 높이고 산출물의 양 역시 기존 PCR 증폭법에 비해 1,000배 정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진단을 위한 증폭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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