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설적 블록버스터 ‘휴미라’가 남긴 기록
[사설] 전설적 블록버스터 ‘휴미라’가 남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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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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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
애브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

[헬스코리아뉴스]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의 미국 특허가 현지 시간 1월 31일 0시를 기해 공식 만료됐다. 지난 2002년 12월 출시된 이 약물은 201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22년까지 코로나로 인한 백신을 제외하면 순수 치료제 기준으로 무려 10년간 제왕적 지위를 누렸다. 특허 만료가 없었다면 아마 올해도 세계 1위를 차지했을 약물이다.

애브비가 그동안 ‘휴미라’를 통해 올린 매출은 무려 2190억 달러에 달한다. 1일 환율 기준으로 한화 약 269조 5890억 원이다. 2021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1위를 기록한 셀트리온의 매출(1조 8908억 원)과 비교하면, 142년을 벌어들어야 가능한 천문학적인 액수다.

누적 매출액 2위는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1720억 달러, 한화 약 211조 6460억 원) 였는데, 격차가 크다. 1997년 출시된 ‘리피토’는 25년간의 누적 매출에도 ‘휴미라’를 따라잡지 못했다. 3위부터 5위까지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계열인 화이자의 ‘엔브렐’(1330억 달러, 163조 7230억원), 로슈의 ‘리툭산’(1280억 달러, 157조 5680억 원), 얀센의 ‘레미케이드’(1240억 달러, 152조 6440억 원)가 자리했는데, 비교 자체가 어렵다.

이는 ‘휴미라’가 단순한 블록버스터가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전설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을 만한다. 

‘휴미라’의 명성은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의 특허만료에도 불구하고 그 여운은 오랜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028년까지 누적 매출액 1위도 역시 ‘휴미라’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벌어들인 매출이 워낙 컸던 덕분에 타사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어도 그 아성을 무너뜨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휴미라’의 제왕적 지위는 블록버스터 신약 하나가 세계 의약품 시장과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

‘휴미라’에서 성장동력을 얻은 애브비측은 오래전부터 제2의 ‘휴미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여 왔다. 

애브비는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mNRA 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인 미국 애니마 바이오테크(Anima Biotech)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애브비는 이를 통해 암 질환 및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3가지의 표적 mRNA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독점 개발 및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애브비는 앞서 지난 2018년 7월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와 그리고 2021년 5월에는 일본 다케다제약(Takeda)과 mRAN 치료제 발굴 관련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헌팅턴병을 비롯한 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애브비의 ‘포스트 휴미라’ 시대 대응 전략은 이뿐이 아니다. 애브비는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이미 인터루킨 억제제 ‘스카이리치’(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risankizumab)와 JAK 억제제 ‘린버크’(Rinvoq, 성분명: 유파다시티닙·upadacitinib)를 성공적으로 선보여 매출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이 회사는 여기에 더해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하면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6일(현지 시간), 미국 이뮤놈(Immunome)과 협력 계약을 통해 약 10개의 표적 항체 조합 도입을 예고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12월 캐나다 앱셀리라(AbCellera)와 5종의 새로운 항체 발굴에 대한 협력 계약을, 그해 5월에는 미국 큐진(Cugene)과 IL-2 뮤테인(mutein) 억제제 계열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UG252’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모든 투자는 전설적 블록버스터 ‘휴미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편으로는 자가면역질환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결코 내주지 않겠다는 애브비의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시장 방어전략은 특허 부문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애브비는 이미 유럽 등 주요지역에서 만료된 ‘휴미라’의 특허를 유독 미국에서 고집스럽게 지켜왔다. 원래 ‘휴미라’의 주요 특허는 미국에서 2016년에 만료되었으나 애브비는 130개에 달하는 쪼개기 특허를 추가로 등록하면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진입을 늦추고 또 늦추었다.

이는 ‘휴미라’의 매출 대부분이 미국 판매 수익에서 비롯되기 때문인데, 애브비가 얼마나 집요하게 ‘휴미라’ 시장을 지켜왔는지, 세계 의약품 시장에 길이 남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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