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의 셀트리온을 꿈꾼다 ... 코로나의 역설 ‘씨젠의 2020년’
[사설] 제2의 셀트리온을 꿈꾼다 ... 코로나의 역설 ‘씨젠의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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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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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연간기준 매출액 822.7%↑, 영업이익 2915.6%↑, 당기순이익 1783.8%↑. 분기기준 매출액 1207.9%↑, 영업이익 4921.9%↑, 당기순이익 3170.9%↑. 

한국제약산업, 아니 대한민국 보건산업 역사에 이런 일은 없었다. 앞으로 그 어떤 기업이 출현해도 쉽게 깨기 어려운 경이적인 기록이다.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에 대한 이야기다.

일반 국민들에게 이름조차 생소했던 이 회사가 세간의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덮치면서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바뀌면서 역설적으로 이 회사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씨젠측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지난해 실적 상승의 주요 요인을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증가와 △그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라고 밝혔을 정도다. 

이 회사의 2019년도 매출은 불과 1219억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19 진단시약의 수요 폭증으로 매분기 마다 급증, 지난해 전체 매출액 1조 1252억원을 달성했다. 이로써 씨젠은 ‘매출 1조 클럽’ 가입 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경사를 맞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긴 바이러스지만, 이 회사만큼은 예외였던 셈이다. 

영업이이과 순이익도 사상 최대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762억원, 순이익은 5031억원 이었다. 이는 국내 그 어떤 제약바이오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다. 국내 상위 5대 제약사 가운데 19일 현재 실적을 발표한 업계 2위 녹십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고작 502억원 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시간이 갈수록 회사의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가 국내에 상륙한 지난해 1분기 이 회사의 매출은 818억원이었지만, 2분기 2748억원, 3분기 3269억원, 그리고 4분기 4417억원으로 치솟았다.

회사측은 이같은 호실적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자신한다. 그동안 축적해온 독자적인 기술력이 믿음의 배경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진단분야 기술력은 경쟁기업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26일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동시진단키트 ‘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는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를 한 번의 검사로 찾아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1회 검사로 검출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PCR 진단제품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씨젠의 진단 키트는 그동안 소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세계 분자진단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의 토종기업이 쓰고 있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신화다. 

 

씨젠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시약 AllplexTM 2019-nCoV Assay.
씨젠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시약 AllplexTM 2019-nCoV Assay.

키트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씨젠의 매출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진단장비의 설치 대수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이 회사가 판매한 고가 진단 기기는 1600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누적 판매 대수에 근접하는 수치다. 특히 백신이 본격적으로 개발 및 사용되기 시작한 2020년 4분기에는 진단 장비 700여 대가 한꺼번에 팔려나갔다. 이는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관계 없이 향후에도 약 150종에 달하는 씨젠의 분자진단 시약을 사용할 글로벌 고객들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남아공, 영국 등 다른 코로나19 변이를 한 번에 잡는 진단 제품까지 개발, 글로벌 분자진단 선도 기업으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회사측은 향후 새롭게 개발한 제품이 기존 제품 이상으로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경쟁기업에서는 이런 씨젠을 두고 “참 운이 좋다”며 “부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마치 코로나 때문에 정말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씨젠이라는 중소기업은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 겨우내 공들여 준비한 씨앗을 봄에 뿌리고 가을에 거두는 수확량이 적으면 더 우수한 종자를 개발해 뿌리기를 거듭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 2000년 9월 아주 작은 벤처로 출범한 이 회사는 처음부터 기술력에 승부를 걸었다. 다중 유전자 증폭 기술인 DPO™와 ACP™, 그리고 신개념의 실시간 유전자증폭 기술인 READ™은 씨젠이라는 기업의 싹수를 가늠할 수 있는 첫번째 시험대였다. 지난 2019년과 2010년 2년 연속 보건산업기술대상을 수상한 이 기술은 기존 검사의 정확도를 극대화한 것은 물론, 한번의 검사로 수십 가지 병원체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제품 대비 비용 절감 효과는 크고 환자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씨젠의 진단분야 기술력은 이미 이때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2019년 신종플루와 조류독감이 강타했을 때 이 회사의 진단제품이 국내는 물론 캐나다·멕시코·유럽 등 세계 각국의 병원으로 속속 팔려 나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도래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법이다. 씨젠의 임직원들은 그동안 수업이 많은 날의 밤잠을 설치며 신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사이이 그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세계 1등을 향한 열정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진기록의 역사다.   

그것은 천종윤 대표의 말처럼 “소수의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장악돼 있는 세계 분자진단 시장을 우리 기술로 선도하기 위한” 지난한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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