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노벨상을 받았나?
그들은 어떻게 노벨상을 받았나?
美·佛 여성과학자 2인 노벨 화학상 영예

인류 혁명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 개발

노벨위원회 "유전질환 치료 꿈 실현"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도 기여할 것"

"많은 혜택 주겠지만, 오용 가능성 경계해야"

C형간염 바이러스 발견자 생리의학상 수상
  • 전성운
  • admin@hkn24.com
  • 승인 2020.10.08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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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제니퍼 다우드나 (사진=노벨위원회)

[헬스코리아뉴스 / 전성운] 노벨화학상과 노벨생리의학상 등 우수한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의과학분야 노벨상은 많은 학자들이 갈망하는 상이다. 인류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기술 등을 개발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매우 가치 있는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올해는 노벨화학상이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한 프랑스와 미국 여성 과학자에게 주어져 더욱 관심을 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현지시간 7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유전체 편집 기법'을 개발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Emmanuelle Charpentier, 51) 교수와 미국의 제니퍼 A. 다우드나(Jennifer A. Doudna, 56) 교수를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이 기술이 생명과학에 혁명적 영향을 미쳤다"며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고 유전질환 치료의 꿈을 실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수상자 선정 배경을 밝혔다.

유전자가위는 생명정보가 담긴 기본 단위인 유전체 염기서열 가운데 특정 부분을 잘라내거나 붙일 수 있는 기술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은 유전체의 긴 염기 사슬에서 잘라야 할 특정 위치를 찾아가는 가이드 역할을 하는 '크리스퍼'와 실제로 자르는 효소인 '카스9'으로 구성된다.

샤르팡티에 교수는 2011년 화농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yogenes)의 면역시스템에서 바이러스의 DNA를 자르는 물질(tracrRNA)을 발견했다. 박테리아가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가지고 있던 면역체계의 일부로 '크리스퍼' 부분이다.

그는 RNA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생화학자인 미국의 다우드나 교수와 2012년 공동연구로 ‘크리스퍼/카스9’를 개발했다.

 

◆ 인류의 삶에 기여할 3세대 기술 … 윤리적 문제 해결해야

'크리스퍼/카스9'는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로 분류된다. 이전 세대보다 저렴하고 간편할 뿐 아니라 선택성과 정확성이 뛰어나 동·식물의 유전자 편집은 물론 인간 질병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이제 인류의 삶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수확량이 많은 식량 작물이나 가축 품종을 개발하고, 병충해 또는 가뭄 등에 강한 품종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암 치료법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각종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기 위해서는 선택성과 정확성을 높여 오류나 부작용 가능성을 더 줄이는 기술적 측면의 발전과 함께 '유전자 조작'에 관한 사회적, 윤리적 논란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노벨위원회는 "유전자가위는 인류에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오용 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 "유전자가위의 힘을 이용하는 데에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한 중국 과학자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있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아이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해 세계적인 논란거리가 됐다.

현재의 유전자 편집 기술 수준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편집 기술의 위험성이 덜해지더라도 인간의 난자나 정자, 배아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해당 유전자 변형이 미래 세대에 유전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윤리적 문제도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유전자 편집기술 뜨거운 논쟁 언제까지?]

◆ C형 간염 정복 기여 영·미 학자 3명 노벨 생리의학상 영예

한편,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하비 올터(Harvey J. Alter, 85) 박사와 캐나다 앨버타대 마이클 호턴(Michael Houghton, 70) 교수, 미국 록펠러대 찰스 라이스(Charles M.Rice, 68) 교수에게 돌아갔다. 현지 시간 지난 5일 수상자로 발표된 이들은 C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에 결정적 기여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들 연구자들은 인류에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1989년에 분리·발견, 질병 치료의 단초를 제공했다. 특히 C형 간염은 바이러스를 발견한 후 약 30년 만에 완치 단계에 이르고 있는데, 이들이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예컨대 바이러스를 발견하기 이전, C형 간염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 발견마저 어려워 일명 ‘침묵의 살인자’로 불렸다. 치료 성공률 역시 50~60%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100% 완치에 가까운 신약이 개발돼 쓰이고 있다. 모두가 이들 학자들의 공로라고 할 수 있다.  

하비 올터 교수는 1970년대 중반 수혈과 관련된 바이러스 질환을 처음 보고했는데, 이 바이러스가 C형 간염 바이러스다. 마이클 호턴 교수는 1989년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찰스 라이스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내부 단백질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결과적으로 이들 3인의 공로로 1989년 C형 간염 바이러스라는 병원체가 규명되면서 혈청검사에 따른 C형 간염의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전까지는 수혈 관련 간염 등으로 혈액 매개 질환이라는 임상적 특징만을 알고 있었을 뿐, 정확한 병원체를 알지 못해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이후의 바이러스 연구도 더욱 탄력이 붙었다.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간의 몸에 침투하고 감염을 일으키는지, 또는 체내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복제하고 사멸하는지 등 '바이러스 민낯'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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