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자급화가 중요하다
[기자수첩]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자급화가 중요하다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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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2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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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에서 첫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1월 20일로부터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한때 하루 확진자 수가 9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지만, 지금은 그 숫자가 10명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들어섰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야말로 온 나라가 힘을 합쳐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 태세를 유지한 덕이다. 

그러나,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리가 직접 눈으로 목격한 것처럼 코로나19의 전염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또다시 창궐할 수 있다. 

실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생기기 좋은 환경에서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종식할 때까지 국민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마저도 실행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은 한국보다 코로나19 대응을 늦게 시작했는데도 벌써 봉쇄조치를 해제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라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3달 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온 국민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소강기에 들어선 가운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 또는 식당이나 술집 등 다중이용 시설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다.

적극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앞장섰던 자영업자와 기업들도 언제까지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미 상당한 실적 타격을 감수한 만큼 하루라도 빨리 경영을 정상화하고 싶은 것이 자영업자와 기업인들의 마음이다. 지금 같은 경제적 손실이 계속되는 것은 국가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사회·경제 전반이 본래의 궤도로 돌아간 뒤에도 국민을 코로나19로부터 지킬 수 있는 담보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백신과 치료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제약사와 연구자들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있고,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것이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다. 

국내에서도 '렘데시비르'의 개발 상황은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들은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에 성공할 경우, 안심하고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보면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약을 국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하기란 쉽지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특허다. '렘데시비르'는 세계 각국에 다양한 특허가 등록돼 있다. 국내에도 다수 특허가 등록돼 있어, 이 약을 사용하려면 길리어드로부터 별도의 실시권을 받아야 하는데 회사 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실시권을 받더라도 천문학적 로얄티를 내야 할 수 있다.

정부가 강제실시권을 발동하면 국내 제약사들이 '렘데시비르'의 특허를 무시하고 제네릭을 생산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의약품 분야에서 특허 강제실시권이 발동된 예는 전무하다. 

설사 정부가 강제실시권을 발동한다고 하더라도 그 경우에는 길리어드가 속해 있는 미국과 외교적 분쟁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국내 제약사들이 '렘데시비르'의 특허 내용만 참고해 제네릭을 개발해 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물론, 코로나19는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을 정도로 중대한 글로벌 사안인 만큼, 길리어드가 코로나19 종식까지 '렘데시비르'의 특허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에 대한 여론의 압박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한국은 현재 전 세계로부터 가장 모범적인 코로나19 대응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기업과 국민, 의료진, 공무원의 헌신이 녹아 있다. 실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는 해외 치료제에 기대어, 혹은 코로나19의 자연 종식을 바라며 이러한 헌신을 계속해서 요구할 수는 없다.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중요한 이유다.

가장 위험부담이 적고 안전하게 정상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개발한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도 안 된다. 자사 이익을 위해 개발 모양새만 취하는 행위는 기업 스스로에도,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과거와 달리 정부와 국내 제약사들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SK케미칼, 부광약품, 영풍제약 등 몇몇 제약사는 이미 임상시험에 돌입했으며 셀트리온, 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동화약품 등 다수 제약사가 후보물질 선별을 마친 상태다. 이 중에는 이미 다른 용도로 개발 중이던 약물도 포함돼 있어, 향후 임상 진입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내 제약사들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만큼은 끝을 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한 지원과 보상도 약속했다. 이제 제약사들의 몫이다.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이 그랬던 것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한국을, 나아가 전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되기를 진심을 담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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