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이런 일을 하지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이런 일을 하지요”
[인터뷰] 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

정부 출연금 바탕 우수 항암후보물질 발굴 및 개발 지원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의 니즈와 현장의 니즈“

“2기 사업단 과제 선정률 20%에 달해 ··· 2배 증가“
  • 곽은영
  • admin@hkn24.com
  • 승인 2019.12.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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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
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항암제 개발은 다른 신약개발과 달리 각각의 암 종별 임상개발이 별개로 진행되어야 하므로 신약 개발자와 각 암종별 전문의들과의 협력이 비임상 개발단계부터 철저히 진행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시스템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항암제 개발 전문 요원들이 상주하며 항암제 후보물질 개발은 물론, 사업단에서 연구비까지 직접 집행하고 있다.”

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은 항암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 집단간 협업의 중요성을 말하며 여기에 특화돼 있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의 장점을 강조했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국내 우수 항암제 후보물질을 선별해 물질제공자와 비임상 및 초기 임상단계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글로벌 기술수출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검진동 5층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의 실무진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국립암센터 내 의료진과의 미팅을 통해 각 항암신약 후보물질 과제별로 자문을 얻고 있다.

사업단 내에는 박영환 단장을 비롯해 국내제약사 연구자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다. 박 단장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 머크 중앙연구소에서 약 15년간 근무하고 대웅제약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구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연구개발 분야에서 굵직한 직책을 맡아왔다. 

박 단장은 “사업단에서는 비임상 때부터 임상의가 함께 임상전략을 세우며 신약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 필요한 실험은 무엇인지에 대해 협의한다“라며 “신약개발 시 환자의 니즈와 현장의 니즈를 정확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이러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NRDO 진행 ... 11개 후보물질 임상개발 중

박영환 단장이 이끌고 있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2011년 6월부터 6년간 1기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을 마치고 2017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운영되는 2기의 새 이름이다.

박 단장은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출범 때부터 중심을 잡아왔다. 사업단 1기에서 사업개발본부장과 바이오신약개발본부장을 겸직하며 사업단의 홍보 및 우수 신규과제를 도입하는 한편, 바이오신약 후보물질들의 비임상과 임상개발 수행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사업 안팎을 살뜰히 챙겨왔다.

국내 최초로 NRDO(개발중심)를 진행해온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지난 2011년부터 8년간 200개의 후보물질을 평가해 21개 물질을 과제로 선정했다. 현재 그 중 3개 과제를 라이선스 아웃했고 11개 과제를 임상개발하고 있다. 화합물과 바이오 과제가 각각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박 단장은 사업단 시작 이후 항암신약개발이 전체적으로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적으로 2011~2012년도 사업단 과제 선정률이 약 10%였다면 지난 2~3년간 선정율은 약 20%로 약 2배 정도가 되었다”면서 “다른 신약개발 지원사업과 다른 점은 ‘FIRST NRDO’라는 것, 그리고 공동개발이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업단, 제약회사처럼 운영돼야“

박 단장은 사업단이 해야할 일을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한 가지는 정부사업으로서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를 육성시키는 것, 또 한 가지는 정부 사업단이긴 하지만 글로벌 지향적인 목표 하에 제약회사처럼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퍼스트-인-클래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베스트-인-클래스’는 될 수 있도록 각 과제에 대해 제약회사 수준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앞선 신약보다 적어도 효과, 환자군 등 특정 두 세 개 부분에서는 장점을 가지고 앞지를 수 있어야 한다.”

평생 제약사에서 일해온 그가 정부사업에 합류하게 된 것은 국내 신약 생태계 육성에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과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전문가로서 2기 사업단을 이끈지 3년째 되는 올해,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위상을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미약품, 에이비엘바이오가 전체 총액 1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술수출 3건을 이뤄냈고, 사업단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메트팩토 등이 IPO(기업공개)를 한 것이 그 성과다.

1기 사업 기간이 사업모델을 정착시키는 기간이었다면 2기는 보다 많은 성과를 내는 데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2021년 4월이면 모든 사업이 종료된다는 아쉬움도 있다.

“신약개발은 호흡인 긴 사업인데 정부사업이다 보니 단타성이라는 점이 아쉽다. 잘 되는 사업을 지속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일부분 행정지향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성과 없는 사업은 중간에라도 과감하게 종료시키고 성과 있는 사업은 지속적으로 지원해 결과를 극대화하는 탄력적 관리가 필요하다. 바람이 있다면 사업단이 국립암센터 내에 영구적으로 남아서 신약개발에 대한 기능을 수행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향후 항암신약 개발 어디로 가야 하나

박 단장은 글로벌 항암제 개발을 위해서는 후보물질을 만들기까지 타깃 검증과 항암제 임상을 각 타깃 암종별로 진행할 수 있도록 경제적·과학적 역량을 증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쉬운 항암제 타깃은 이미 많이 나와 있는 만큼 글로벌 항암제 신약 개발의 성공 여부는 누가 얼마나 빨리 어려운 타깃을 파악하고 약을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발견된 타깃이 실제 임상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인지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에는 많은 기초·중개 연구자들이 임상샘플로 타깃 및 바이오마커 연구를 하고 있는데 많은 경우 유전자 변이나 발현 정도를 발견하고 논문 발표를 하는 정도에서 연구를 멈추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발견한 물질이 현실적으로 개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신 항암제 개발 트렌드가 환자 맞춤형 항암제 개발인 만큼 선진국에서처럼 바이오마커 및 동반진단법 개발이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업단에서 2기부터 이미 바이오마커 진단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국내 첫 동반진단 임상도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생각한다. 향후 이 분야에도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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