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열어가는 첨단의료-하] 대체자인가 보조자인가
[AI가 열어가는 첨단의료-하] 대체자인가 보조자인가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20.01.01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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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만 하더라도 인공지능(AI)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미래의 이야기였다. 이런 인공지능이 어느새 현실이 돼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AI는 특히 보건의료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의사 대신 환자를 진료하고 환자의 의료정보를 입력하면 적절한 약을 처방해주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의사 대신 AI가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시대도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기술 어디까지 왔는지 3회에 걸쳐 조명한다.

의료용 인공지능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의료용 AI는 의료 현장에서 더욱 활발히 이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AI는 머지않아 의료 현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뛰어난 학습능력, 우수한 추론능력, 광범위한 분석능력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2018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의대와 미국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피부암 진단 AI와 17개국 58명 피부과 전문의 간의 진단 정확도를 평가하는 실험을 한 바 있다. 결과는 AI의 승리였다. AI는 피부암 진단 정확도가 95%에 달했지만, 의사들은 86.6%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을 접하고 있는 의사들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어렵게 어렵게 의사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이러다가 일자리까지 빼앗기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는가하면, AI가 인간의 한계를 상당부분 극복해 줄 수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의사 대체 불가능”

AI가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AI가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AI는 정말 지금의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딥러닝 기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토론토대학교 제프리 힌튼 교수는 2016년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의료용 AI가 의료현장에서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양성하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힌튼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상당수의 의사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의료용 AI의 진료능력 평가는 엄격한 외부 임상을 거치지 않고 오로지 후향적 연구(연구대상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피험자 의무기록 상의 특정 데이터를 수집·통계 처리해 결과를 산출하는 연구)를 통해서만 이뤄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박성호 교수는 “현재 의료용 AI는 높은 자료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며 “인공지능이 의료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더 발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료용 AI는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으로 방대한 의료기록을 학습한다. 그러다보니 학습한 자료를 대상으로 재판독을 시키면 정확도가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지만 학습에 사용되지 않은 새로운 자료를 제시해 판독을 시키면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의료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특성 탓이다. 의료 데이터는 병원마다 기록 방법에 차이가 있다. 영상의학 분야에서는 병원마다 사용하는 장비가 다르다. 그러다보니 동일한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록되는 데이터는 병원과 의사마다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의료용 AI가 보다 완벽하게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의료용 데이터를 표준화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의견이다.

의료용 AI 개발기업들은 이같은 지적을 겸허히 수용, 임상적용 분야를 조기검진 및 치료결정으로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AI 기반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뷰노의 성진경 의학 이사는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에 대한 효율성과 정확도 향상뿐 아니라, 의료진 및 환자 간의 의사소통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임상 증례들을 연구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보조 역할로는 탁월”

AI가 의사의 진료를 보조하는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AI가 의사의 진료 보조 역할은 훌률이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의료용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의사 보조 역할은 훌륭히 해낼 수 있다는 의견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삼성서울병원 기술사업화팀 유규하 교수는 “의료용 AI가 발달해 의사를 대체하는 일은 없겠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의사가 그렇지 않은 의사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의사들의 AI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는 “병원을 찾는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의료진 증원은 한정적”이라며 “터무니없이 늘어나고 있는 진료량을 따라가기 위해 의사들은 판독시간을 줄이거나, 판독 대행기관을 통해 판독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AI가 창조적인 인간을 따라잡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진료보조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영상 데이터를 보고 의료용 인공지능이 판독한 결과와 전문의가 판독한 결과를 비교한 결과 의료용 인공지능이 판독하는 수준이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비슷했다”며 “임상에서 의료 AI를 활용하면 대도시이거나 지방이거나, 경험이 많은 의사거나 경험이 적은 의사거나 영상 데이터를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의료용 인공지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빅데이터가 함께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AI와 의료의 만남은 인간의 수명을 늘리고 삶의질을 높이는데 있어서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박 교수의 이같은 지적은 AI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내과 오송희·권순효 교수팀이 의사·의대생 등 총 669명의 의료인을 대상으로 의료 분야 AI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83.5%(559명)가 “AI가 의료 분야에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AI의 가장 큰 장점으로 “대량의 고품질 임상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으며, 유용한 분야로는 558명(83.5%)이 “질병 진단”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의료인들조차 AI의 의학적 효용성을 높이 평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AI가 펼쳐갈 미래의학은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4차산업혁명시대 무병장수를 꿈꾸는 인간의 소망은 결국 AI의 기술발전에 그 실현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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