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열어가는 첨단의료-상] 의사를 대체하다
[AI가 열어가는 첨단의료-상] 의사를 대체하다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19.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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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만 하더라도 인공지능(AI)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미래의 이야기였다. 이런 인공지능이 어느새 현실이 돼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AI는 특히 보건의료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의사 대신 환자를 진료하고 환자의 의료정보를 입력하면 적절한 약을 처방해주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의사 대신 AI가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시대도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기술 어디까지 왔는지 3회에 걸쳐 조명한다.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의료 질 저하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의료용 인공지능이 떠오르고 있다.
AI 기술 적용이 의료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2016년 3월. 전 세계가 서울을 주목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바둑 대결이었다. 당시 바둑의 최고 실력자로 꼽힌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의 대결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송출됐고, 수억명이 이를 지켜봤다. 결과는 4승 1패 AI의 압승이었다.

세기의 대국이 치러진 이후 영화 소재라 여겨졌던 AI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AI에 매료된 많은 기업들은 자율주행차량,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선보였다. AI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기술로 떠오른 것이다.

의료 분야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은 컸다. 질병의 발병을 예측하고, 환자별 맞춤치료를 위해선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분석이 필요한데, 여기에 AI의 활용가치가 높아졌다.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대결이 벌어진지 3년, AI는 얼마나 의료에 스며들었을까?

 

AI, 진단부터 치료법까지 제시

왓슨을 활용하면 환자의 진료 기록에서 주요 정보를 확인해 관련 근거를 파악,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사진=IBM)
왓슨을 활용하면 환자의 진료 기록에서 주요 정보를 확인해 관련 근거를 파악,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사진=IBM)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의사에게 치료를 받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환자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은 문진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더 정확한 진단을 필요로 할 때는 방사선영상이나 조직 슬라이드를 스캔한 병리영상을 활용한다. 진단정보와 의료영상, 유전체 정보, 생활방식 등의 의료 데이터가 모이면 의료진은 이를 분석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한다.

AI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는 진단부터 분석, 치료까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여겨졌던 영역을 AI가 대신한다. AI를 기반으로 한 진료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IBM이 개발한 AI 닥터 ‘왓슨’(Watson)이다.

왓슨은 세계 최초의 의료용 AI다. 환자의 신체정보와 기존 치료법 등을 입력하면 학습된 의학지식과 문헌정보를 바탕으로 환자 개별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제안한다. 이 과정은 불과 수십초면 끝난다. 왓슨이 제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환자와 의사의 결정에 달려있다. 게다가 인간으로서 파악하기 힘든 최신 의학지식이나 문헌정보 등의 데이터를 24시간 학습하고, 최신화할 수 있다. 따라서 왓슨을 진료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보면 의사 입장에서는 훌륭한 파트너인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올해 5월 미국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 회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회의에서는 왓슨과 관련된 최신 연구결과 22건이 공개됐다.

인도 마니팔 병원의 의료진은 왓슨의 제안으로 유방암·폐암·대장암 환자 사례 1000건 중 136건의 치료법을 변경했다. 치료방법을 변경한 이유는 왓슨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최신 결과를 얻었다는 대답이 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자 개인에 대한 맞춤형 대안(30%), 정보 및 임상경험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사이트 제시(15%)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 병원의 암 전문의들은 왓슨을 도입한 결과 암 환자가 자신의 병명과 치료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돼 치료 계획에 대해 확신을 가진 것은 물론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왓슨이 근거에 기반해 의사들의 암 치료 결정에 도움을 주고, 의료진이 세운 치료 계획에 대해 환자의 신뢰를 향상시켰을뿐만 아니라 새로운 임상연구를 찾아줌으로써 의료진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대학교 의과대학 세이야 이모토(Seiya Imoto) 교수는 올해 6월 개최된 제3회 인공지능 헬스케어 컨소시엄 심포지엄에서 “왓슨은 백혈병 환자와 직접 관련이 있는 유전자를 단시간에 식별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며 “속도와 정확성으로 정밀 종양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반겼다.

 

AI, 의학적 조언 제공

바빌론헬스의 AI 채팅봇과 앱은 환자들에게 의학적 조언을 제공한다. (사진=바빌론헬스)
바빌론헬스의 AI 채팅봇과 앱은 환자들에게 의학적 조언을 제공한다. (사진=바빌론헬스)

AI는 채팅으로 의학적인 조언을 제공하기도 한다. 영국의 의료서비스 기업 바빌론헬스는 AI 채팅봇과 앱으로 환자들에게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바빌론헬스의 앱을 다운 받은 영국과 아일랜드 사용자들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챗봇에 자신의 증세를 질문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의사와 영상상담도 가능하다. AI가 자신의 판단에 의문이 있다고 여기면 환자에게 의사의 조언을 구하라고 자문한다. 환자에게 의사는 첫 번째가 아닌 마지막 수단인 셈이다.

이 시스템은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를 줄인다. 의사들은 자연스레 불필요한 서류작업이 없어진다. 실제 바빌론헬스가 AI 채팅봇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환자 중 절반 가까이가 병원 예약을 취소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앱을 사용한 이용자 중 40%가 자가 치료를 선택했다. 이 가운데 AI 앱 대신 상담원과 통화하겠다고 선택한 사람은 3분의 1 수준이었으며, 상담자에게 긴급치료를 권한 비율은 AI와 상담원 모두 21%로 동일했다.

바빌론 창업자 알리 파사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한다”며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의사를 필요로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진단부터 처방까지

 핑안하오이성(平安好医生)의 인공지능·빅데이터를 응용한 '무인진료소'
핑안하오이성(平安好医生)이 선보인 AI를 활용한 무인진료소에서는 진단과 함께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미국과 함께 AI 강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은 AI 의료 시스템으로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중국이 겪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의료진 부족이다. 2016년 기준 중국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3갑병원은 중국 전체 병원 가운데 7.7%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병원들은 중국 전체 외래환자의 절반 가까운 수를 진료해야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중국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의료용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얼굴인식기술 기업 이투는 칭다오(青岛·청도)에 위치한 서중국병원과 AI 기반 폐암 진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28만건의 폐암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어 수초 내로 진단을 내린다.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는 3갑병원과 협력해 AI 의학 진단을 위한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컴퓨터 비전과 AI 분석을 이용해 700가지 질병을 진단한다.

중국 헬스기업 핑안하오이성(平安好医生·핑안굿닥터)은 지난해 AI와 빅데이터를 응용한 무인진료소를 선보이기도 했다. 무인진료소는 AI 의사가 환자의 목소리나 이미지를 판단해 초기 진단을 진행하면 클라우드 컴퓨터 닥터가 환자와 간단한 대화를 나눈다.

이후 실제 전문 의료진과 환자를 연결시켜 질병 및 건강 검진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365일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환자는 시간 제약 없이 AI 의사의 추천에 따라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현재 이 기계는 약 100여 개의 일반의약품을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강국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의료에 AI를 접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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