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30대 남자(북방 알타이계)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30억쌍의 유전체(게놈) 서열이 완전 해독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사람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된 것은 미국, 영국, 중국에 이어 이번이 세계 4번째다.
서울대학교 서정선 유전체의학연구소장은 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기존보다 훨씬 뛰어난 유전체 분석 기술이 사용돼 앞으로 유전체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이 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BAC(Bacterial Artificial Chromosome : 박테리아 인공염색체, 사람 DNA의 30개 염기를 약 10만개 크기로 나눈 조각)클론을 이용한 고밀도 타깃 시퀀싱 기술을 토대로 유전적으로 변이가 잘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게놈 부위를 선별해, 염기서열을 최대 1만번 반복 조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양쪽 끝을 각각 106개씩 읽는 총 212개의 염기서열 분석에 성공했다. 기존의 유전체 분석방법이 읽을 수 있는 서열의 길이가 25~36개인 것을 감안하면 기술적 혁신이라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최근 각광 받는 유전체단위반복변이(CNV)에 대한 분석에서도 성과를 올렸다. 2400만개의 프로브(Probe:DNA Chip위에 올려지는 핵산 조각)가 담긴 DNA Chip을 특별 제작해 CNV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 게놈에 존재하는 유전체단위반복변이를 찾은 것.
또, 분석과정에서 단일염기다형성(SNP)과 삽입결실변이(insertion/deletion)가 높은 빈도로 일어나는 지역이 한 개인의 내부에서는 대부분 겹쳐서 존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한 해에만 50명의 게놈 초안을 생산하는 ‘아시안 100 게놈’을 수행하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개인이나 임상의사가 쉽게 게놈 서열 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유전체의학연구재단, 마크로젠, 녹십자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미국 국립유전체자원센터(National Center for Genome Resources)의 킹스모어(S.Kingsmore) 대표, 미국 하버드대학교 유전학부(Genetics Harvard University)의 조지 처치(G.Church) 박사, 하버드 의과대학 병리학부의 샤를 리(Charles Lee) 박사가 공동 참여했다.
이번 논문(A highly annotated whole-genome of a Korean individual)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