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사(BMS)가 연이은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일(한국시간) 발표된 새로운 C형간염 신약의 임상중단 소식은 악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회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차세대 C형 간염치료제의 임상시험이 심부전발생 등 심각한 부작용 문제로 전격 중단(2일 발표)된데 이어, 3일(한국시간)에는 회사의 한 간부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31만 달러(약 3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공개됐다.
특히 이번 수사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경제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하기 위해 신설한 '경제사기단속 태스크포스팀'에 의한 것으로, 더욱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의 주가도 계속되는 악재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로 가파르게 떨어져 2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8.1% 하락폭을 보였다.
BMS의 '몰락'에 대해 미국의 주요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지들은 2일 임상중단과 직원 사기사건을 같이 언급하며 BMS의 총체적 위기와 이로 인한 길리어드 사이언스, 애버트랩 등 경쟁사들이 얻을 반사이익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BMS가 이번에 임상실험이 중단된 치료제말고도 다양한 대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C형 간염치료제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신문은 현재 BMS가 개발중인 신약들은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인 경구투여제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 BMS ‘2류 제약사’ 전락 가능성 제기
상황이 이렇다면 BMS는 C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다른 제약사와 어쩔 수 없이 파트너십을 맺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수조원 규모에 달하는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앉아서 뺏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벌써부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계속해서 이런 악재가 터질 경우 BMS는 국제 제약시장에서 '2류 제약사'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BMS는 C형 간염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월 인히비텍스사를 163%라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주고 25억 달러(2조8000억 원)에 인수했다. 인히비텍스사는 바이러스·박테리아 감염 치료 분야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제약개발사다.
BMS가 무리가 될 정도의 비용을 들여 개발사를 인수한 이유는 해당 치료제의 시장 규모가 워낙 큰데다 수익성도 매우 좋기 때문이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성행위, 주사기 돌려쓰기, 문신 등을 통해 쉽게 퍼지며, 전세계적으로 1억7000만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 BMS 추락에 경쟁사 길리어드 반사이익
경쟁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도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올초 111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의 거금을 들어 파마셋사를 사들였다. 기업인수로 확보한 신약 'GS-7977'은 현재 막바지인 임상 3단계에 와있으며 내년 중반기에는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시장분석가들이 BMS의 고전으로 가장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회사로 길리어드사이언스를 꼽는 이유다.
BMS는 올해 초 미 식품의약안전국(FDA)으로부터 당뇨병 치료제, 항응고제 등의 승인을 잇따라 거절당한 바 있다. 2분기에는 주력제품군 중 특허만료에 직면한 항혈소판제 플라빅스의 매출이 60%나 감소하는 바람에 회사의 순익도 28%나 줄었다.
한편, BMS는 한국법인(BMS코리아)도 노동조합과의 심각한 갈등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 각국의 사업장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아래 관련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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