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발은 엎고 사탕만 먹을 수 없었다"
"약사발은 엎고 사탕만 먹을 수 없었다"
유시민 복지, 국민연금법 개정안 국회부결 책임 사의표명
  • 임호섭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7.04.0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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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부결된 국민연금법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6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유장관은 이날 저녁 청와대 관저에서 노 대통령과 저녁을 함께하며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부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장관직을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수석은 "대통령께서 (유장관의) 사의를 수용할 지 반려할 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으며 '알았다. 두고보자'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노 대통령도 국민연금법을 시급히 처리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유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장관 사의표명 왜?

유장관이 취임 1년2개월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은 그간 야심적으로 추진해왔던 국민연금법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반대와 통합신당모임의 기권으로 부결된데 따른 충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국민연금법 개정안,  기초노령연금법안,  노인장기요양법안 등 소위 복지3법의 입법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기초노령연금법안은  일종의 ‘패키지 법안’으로 복지부 법안과 열린우리당 법안은 같다.  이 중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에서 12.9%로 올리고, 급여수준은 현행 60%에서 50%로 낮춰 기금 소진시기를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테면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를 대비해 사각지대 해소 목적으로 기초노령연금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초노령연금은 내년부터 하위소득 60%까지의 65세 이상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5%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 첫해인 2008년에만 2조4000억원의 예산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국회에서 ‘주객이 전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민연금 개혁을 통한 재정안정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 기초노령연금법안만 통과돼 막대한 재정부담만 안게 된 것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직감한 유 장관은 “약사발(국민연금법)은 엎고 사탕(기초노령연금법)만 먹은 꼴”이라며 2일 열린 기초노령연금법안의 국회 본회의 찬반 투표 때 반대표를 던졌다. 복지부가 제출한 법안에 복지부 장관이 반대표를 던지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유장관은 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기초노령연금법을 제가 만들었는데 이번 본회의에서는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며 “중요한 것은 정책이고 국정이며 일개 장관직을 유지하느냐 포기하느냐 보다는 국가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기초노령연금법안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복지부는 노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기초노령연금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포함해 복지 3법을 국회에 다시 상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급여방식을 놓고 한나라당과의 시각차가 여전히 높아 또다시 부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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