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1개 치과대학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치과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가 의료상업화로 빠지는 현 치과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담은 성명서를 18일 발표했다.
한국치과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는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과진료 상업화 현상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올바른 치과의사를 양성할 책임이 있는 치과대학장들은 작금 벌어지고 있는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료 상업화 현상에 깊은 자괴감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또 “치과의료가 상품으로 인식될 때 그 피해는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며 치과의사도 더 이상 전문직업인으로서 존경과 대우 그리고 진료의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며 “눈앞의 이익추구 때문에 치과의사 직업의 본질을 망각한다면 한국 치과계의 미래는 어둡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치과계의 위기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한국 치과계가 진정으로 국민 구강건강 향상과 수호에 앞장서는 전문 직업인 단체로 승화해야 한다”며 “이에 치과의사 양성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 치과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는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깊은 자책과 함께 앞으로 올바른 치과의사 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협의회 권호근 회장(연세대 치과대학장)은 “치과계 사태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하에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며 “치과의사를 양성해야 하는 책임자로서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지식과 행동이 일치되는 치과의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자리에 함께한 최순철 서울대학교 치전원장 역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정확한 진료가 중요하지 수가가 중요하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과진료 상업화 현상을 우려한다.
한국 치과계는 지난 100여 년동안 국민 구강건강의 수호자로서, 사회의 지도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금 벌어지고 있는 일부 치과의사들의 치과진료의 상업화, 영리화 현상에 그동안 치과의사를 양성해왔고 향후에도 그 책무를 수행해야 할 전국 치과대학장·치전원장들은 깊은 자괴감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치과 의료는 돈으로 거래되는 일반 서비스나 상품과는 다른 의미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과의료가 상품으로 인식될 때 그 피해는 전부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치과의사들도 사회에서 더 이상 전문직업인으로서 존경과 대우 그리고 진료의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현재의 눈앞의 이익 추구 때문에 치과의사 직업의 본질을 망각할 때 한국 치과계의 미래는 참혹하며 국민들에게는 실망만을 가져다 줄 뿐입니다.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세계화 현상의 시장논리로 인하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시장 논리가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과 건강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모든 치과의사들이 동의하는 일입니다. 시장 논리에 의한 저가 진료비 제공보다 더 중요한 일은 올바른 절차에 따른 진단과 적절한 진료입니다. 치과의사들이 시장 논리나 상업 논리에 매몰되는 순간 과잉진료, 불법진료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다수의 치과의사들이 자신의 의술을 영리를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인류 건강증진에만 사용하겠다는 선서를 한 바 있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가 왜 치과 의업을 택하였는지를 되돌아보고 필요하면 깊은 반성과 자성의 마음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최근 치과계의 위기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한국 치과계가 진정으로 국민 구강건강 향상과 수호를 앞장서는 전문 직업인 단체로 승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치과의사 양성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 치과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는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깊은 자책과 함께 앞으로 올바른 치과의사 양성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또한 정부의 의료영리법인 허용 정책이 의료의 상업화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치과계가 먼저 스스로 자성노력을 통하여 의료의 상업화를 방지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에 한국 치과대학장·치전원장 협의회는 현 상황을 해결하는데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2011년 10월 18일 한국치과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경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부산대학교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전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조선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