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1위 국가’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자살률 1위 국가’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 김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6.22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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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 원장 허대석)은 최근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기존의 연구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NECA 보고서 ‘국내 우울증의 질병부담과 치료현황’을 발간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도 유명 가수, 아나운서 등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됐다. 문제는 자살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근거를 수집하고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책을 정리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국민 20명 중 1명은 우울증 경험 

우울증은 2주 이상 우울증상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또한 ‘마음의 감기’로 일컬어질 정도로 누구나 앓을 수 있고 치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정신 질환’이라는 편견 때문에 방치되면 자살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평생 한 번이라도 우울증을 앓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5.6%(약 200만 명), 지금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전 국민 중 2.5% (약 100만 명)로 추정된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에 근거하여 분석한 결과, 정신과 등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는 29만 명이며 이 중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15만 명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수가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 자살기도자는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상태의 환자’ 

통계청 등에서 사용하는 자살의 공식적 용어는 ‘고의적 자해’이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고의적 자해’로 1만5413명이 사망하였으며, 이는 1일 평균 42.2명, 34분에 1명꼴이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수를 나타내는 자살률은 31.0명으로 2008년에 비해 1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651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자살기도자의 60~72%, 자살사망자의 80%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중 우울증 및 알코올 남용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자살기도자는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상태의 환자라는 의미이다. 

'자살기도'라는 병명만으로는 국가의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사보험에서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살기도를 했던 자가 다시 자살을 기도하여 사망에 이를 위험이 가장 높은 위험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신경정신과적 진료를 받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건강보험의 혜택과 사회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 자살 예방을 위해 사회적 개입 시급

최근에는 학업 등의 문제로 인한 청소년 자살과 생활고로 인한 생계형 자살이 급증하고 있어 자살을 더 이상 개인의 책임으로만 미룰 수 없으며 적극적인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야> 

일반적으로 정신과, 정신병원, 정신병, 정신과환자, 정신과약 등의 표현이 내과, 내과병원, 내과질환, 내과환자에 비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울증, 자살도 마찬가지로 현실도피,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으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과 학교, 직장 내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검진에서도 증상을 숨기고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살의 경우, 미국 등 외국처럼 자살을 기도하여 응급실 등 병원으로 온 사람들은 정신과 등 병원 치료를 받도록 연계 시스템을 마련하여 자살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자살예방정책에 대한 평가 필요>

지하철 스크린도어 확대설치, 한강 교각 정비, 자살사이트와 같은 정신유해사이트 차단책 등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평가가 필요하고, 필요시 보완 및 개선하여 할 필요가 있다. 

<심리적 부검을 통한 자살예방대책 마련 가능성>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자살의 원인을 찾아내어 다른 사람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효과적인데, 198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살률이 30명이 넘는 자살대국이었던 핀란드는 1988년 모든 자살한 사람들의 심리적 부검을 통한 자살예방대책 마련으로 2008년 에는 10만 명당 18명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심리적 부검이란 자살사망자가 발생 시 자살 이유를 찾기 위해 자살한 사람의 성장 과정, 의학적 병력, 사회적 과거력, 최근 상황 등을 중심으로 자살자의 심리에 대해 자세한 조사와 검토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경찰의 조사 시에 이러한 내용을 반영하도록 한다면 효과적인 자살예방대책을 마련에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관간의 자료연계를 통한 개선방안 모색> 

우리나라의 자살에 대한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현황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 국민 대상 실태조사를 비롯하여 각 유관기관과 병원 등의 자료 연계를 통해 실질적이고 폭넓은 자료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러나 여러 기관의 자료연계는 개인정보보호 등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힘든 실정이지만 호주, 핀란드, 스웨덴 등에서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연구목적을 위한 각 기관의 자료 연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 마련이 되어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공익적 차원의 연구를 위해서 여러 기관의 자료를 연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져야 할 것이며, 자살관련 감시체계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에 참여한 조맹제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는 “자살은 사회문제이자 의료문제로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중의 하나”라며 “의학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실질적인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우울증의 조기 발견, 지속적인 치료와 자살기도자의 향후 치료와 관리를 위해 국가적인 연구와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의연 연구진과 함께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우울증 임상연구센터(보건복지부 지정) 및 관련 신경정신과 전문의들도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으며 보의연은 22일 보의연 연구성과확산센터 홈페이지(http://ktic.neca.re.kr)와 QR코드를 통해 이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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