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4000년 전 인류가 산 한 동굴에서 화장품이 발견됐다.
AP통신은 18일 남아프리카 피너클 포인트의 한 동굴에서 암석 성분의 붉은 염료와 대량 채취해 요리한 해산물 그리고 날이 선 원시도구 등 인류의 현대화를 보여주는 세 종류의 유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된 이 유물들의 연대 측정 결과는 16만4000±1만2000년 범위로 나왔다.
이 발견은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학자등이 포함된 연구진의 쾌거로 연구진은 동굴의 한 옆에 약 50㎝ 두께로 쌓여 굳어진 몇만년 된 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각종 홍합류를 중심으로 한 15종류의 연체동물과 동물 뼈들을 발견했다.
이는 인류가 해산물을 먹기 시작한 것이 추정보다 약 4만년 더 오래 전이었음을 보여주며 인류의 음식이 오로지 육지에서 잡은 것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당시 동굴 거주인,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3~5㎞ 떨어진 바닷가까지 걸어가 홍합과 대합,갯달팽이 등을 잡았던 것으로 보이며 따개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미루어 고래 기름이나 고래 가죽도 동굴까지 가져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굴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가루를 낼 수 있는 황토 덩어리들도 발견했다. 황토가루는 접착제와 같은 기능적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발견된 황토들은 가장 밝은 색깔들을 띠고 있어 보디페인팅과 같은 장식적 행동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학자들은 약 2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진화한 것으로 여겨지는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 초기의 가공 흔적이 보이는 황토가 발견된 것 자체를 놀라운 일로 보고 있다.
또 폭 1㎝ 미만의 날이 있는 새끼 손가락 크기의 세석인(細石刃)이 발견됐는데 이는 막대기 끝에 매달려 창촉으로 쓰였거나 던지는 화살과 연결해 사용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며 이는 그 당시 이미 복잡한 도구가 사용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