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조기 진단 국내 기술력 글로벌 시장 우뚝”
“암 조기 진단 국내 기술력 글로벌 시장 우뚝”
[인터뷰] 아이엠비디엑스 김태유 대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에서 창업가로

글로벌 및 비암시장 확대, 인증체계 도입 희망

“기술력 확보했지만 보편의료 위해 가격 낮춰”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4.01.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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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비디엑스 김태유 대표가 22일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2023.12.22)
아이엠비디엑스 김태유 대표가 22일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2023.12.22)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진료하는 의사에서 의학 관련 연구를 하는 의사과학자와 기업을 만드는 의사창업가까지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들의 의료·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창업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임상 현장에서의 필요성과 병원 내 연구 환경 구축 등 의료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창업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의 창업자 서정선 회장은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이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기업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 창업에 도전했다.

내년 1분기 안으로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진행하고 있는 아이엠비디엑스의 창업자 김태유 대표는 현재 서울의대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최근 아이엠비디엑스의 김태유 대표를 만나 회사를 창업하게 된 배경과 향후 성장 전략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태유 대표는 아이엠비디엑스 공동창업자로 현재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와 대한암학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AI 초정밀 유전자 분석기술을 활용한 암 정밀의료 조기진단 기업이다.

2018년 서울대병원 암병원장과 정밀의료센터장을 역임한 김태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분야 권위자인 방두희 연세대학교 화학과 교수, SK이노베이션과 효성중공업 등 국내 유수의 기업을 거쳐 온 전문경영인 문성태 대표가 함께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의사과학자로서의 기본을 갖고 창업에 도전했다”며 “창업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술, 경영 등 다른 분야의 좋은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 번의 채혈로 암 유래 DNA의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검사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진행성 암 환자 정밀 치료를 위한 종합 유전체 프로파일링 검사인 ‘알파리퀴드’와 1~3기 암 수술 후 미세잔존암(Minimal Residual Disease, MRD)에 의한 조기 재발을 진단하는 ‘캔서디텍트’, 일반인에 대한 암 검진이 가능한 ‘캔서파인드’를 개발했다.

AI 초정밀 유전자 검사는 기존 암 진단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정밀의료 기술이다. 환자 편의성 및 안전성, 진단 정확도를 높여 차세대 암 검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간편한 혈액검사를 통한 비침습적 검사법으로 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 및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다. 단일 부위 검사만 가능한 조직검사와 달리 한 번의 채혈로 다중암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진단이 가능하고 기존 검사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1cm 이하 작은 종양도 검출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교수에서 창업한 이유? ... “국산화로 가격 및 공급 안정 희망”

아이엠비디엑스 김태유 대표
아이엠비디엑스 김태유 대표

아이엠비디엑스 창업에 대한 계기를 묻자 김 대표는 “NGS 액체생검이 정밀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인데 대부분 외국제품이었고 가격도 매우 높은 편”이라며 “국내 기술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산화를 통해 가격도 낮출 수 있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국내 암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서울대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첫 해 암 유전체 유닛 책임자를 맡으며 연구 프로젝트 선정을 위해 2014년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방문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병원을 중심으로 ‘R&D-중개·임상연구-사업화-제품개발-진료’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해 의료서비스 고도화 및 의료질 향상을 목적으로 국내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흥미를 갖고 있던 중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가 AACR 2014에서 처음으로 발표한 액체생검 기술 포스터를 보고 NGS 기반 액체생검 연구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김 대표는 “연구 목적으로 가던트헬스의 제품을 사용하려고 했을 때 한 테스트 당 4000달러(한화 약 515만 원)의 가격이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며 “국내에서 충분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연구중심병원 과제로 NGS 기반 액체생검 기술을 선정했다. 4~5년 동안 연구해 자체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을 실제로 해보니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각 분야에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고집 부리지 않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 과정에서 제도와 지원 등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의대 교수와 창업을 둘 다 겸할 수 있어 학교 측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창업하며 번 금액의 일부를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의사창업자로서 김 대표는 후배들에게 창업을 권장하면서도 실질적 도움이 되는 조언을 건넸다.

“우리 후배들이 의사, 교수도 좋지만 자기 전문분야를 기반으로 다양한 일들을 많이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대교수 창업자로서 의료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COI)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는 상황이지요. 의료 네트워크로 혜택을 받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기술을 임상에서 실제로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는 실질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말기유방암 환자가 우리 제품을 사용해 간단히 혈액만으로 희귀한 유전자변이를 발견해 치료약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며 시술을 빨리해서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상장 후 목표? ... “글로벌 수준 도약, 비암 시장 확대, 제품 인증체계 도입”

아이엠비디엑스 DNA 분석실 [사진=이지혜] (2023.12.22)
아이엠비디엑스 DNA 분석실 [사진=이지혜] (2023.12.22)

아이엠비디엑스는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기술특례상장은 코스닥 시장 상장에 필요한 심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라면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낮춰 주는 제도다. 회사의 보유 기술이 유망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무제표상 적자가 있더라도 상장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엠비디엑스는 기술평가 이후 심사과정을 거치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 전문가 회의를 마친 상태다. 상장위원회 심의 이후 심사결과가 확정된다. 회사측은 늦어도 1월 말에는 상장 승인이 확정되고 2월 초에는 공모가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엠비디엑스의 상장 이후 계획을 ‘글로벌 수준 도약, 비암 시장 진출, 제품 인증 체계 도입’ 등 크게 3가지로 꼽았다.

그는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회사를 글로벌 수준으로 키우기 위해 내부조직 개편, 미국을 비롯한 1~2군데 해외지사를 설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공격적인 해외 수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유럽, 남미, 동남아 등 해외 18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기존 글로벌 제품이 선점하고 있던 대만의 경우 액체생검 시장에서 50여곳의 병원에 진입하는 등 시장 2위까지 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통해 표적항암제 동반진단 임상연구도 수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진행 중인 'PROSper 2.0'를 통해 알파리퀴드 HRR을 전 세계 8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암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액체생검은 만성질환 등 비암 조기진단에도 확대될 수 있다”며 “치매 조기검진 등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혈액 액체생검은 산전검사에서 태아의 성별이나 발달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돼 왔다. 그러다 암을 진단하는 분리기술이 발전하면서 암 분야로 확대 적용된 것이다.

김 대표는 NGS 제품 인증체계 도입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NGS 검사들은 실험실 개발테스트(Laboratory Developed Test, LDT)로 허가·처방되고 있다.

김 대표는 “NGS는 현재 식약처 제품 인증 검사가 아니다. NGS가 워낙 복잡하고 들어가는 시약이 많아서 인증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LDT라는 일정 요건을 갖춘 연구실에서 만들어 내는 제품을 인정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같은 조건에 맞춰서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LDT이기에 퀄리티에서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며 “표준화를 위해 식약처와 협력해 NGS 제품 인증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쟁력·차별화 전략? ... “가격경쟁력 확보하며 기술력까지 갖춰”

아이엠비디엑스 NGS 실험실 [사진=이지혜] (2023.12.22)
아이엠비디엑스 NGS 실험실 [사진=이지혜] (2023.12.22)

김태유 대표는 “타 제품보다 저렴하지만 기술력이 더 좋다는 것”을 아이엠비디엑스만의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김 대표는 “글로벌 경쟁사보다 아이엠비디엑스 제품이 더 정확하고 심지어 더 빠르게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며 “제품이 더 좋은 이유는 고정비 구조가 미국 기업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정교한 모델링을 바탕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번만 검사해도 되기 때문에 분석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후발주자이다 보니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라며 “최근 제품 시퀀싱 가격 등이 자연적으로 낮아진 것도 있고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임상까지 빠르게 진행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발주자인 외국 기업의 경우 투자비 회수를 위해 가격이 높게 측정될 수 있고 이후에는 가격 하락이 어렵기 때문에 후발주자로서 오히려 낮은 가격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수익화 측면에서만 본다면 가격을 높일 수도 있지만, 보편의료를 통해 암 조기진단을 확대하고자 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서 시장에 진입했다”며 “앞으로도 더 가격을 하락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캔서파인드 스크리닝 검사의 경우 150만 원 선에서 제품이 출시됐는데 현재 100만 원까지 가격이 낮아졌다. 회사측은 3년 안에 30만 원 까지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현재 8종의 고형암을 진단할 수 있는데, 향후 3년 안으로 일반적인 고형암 종류까지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성장성? ... “보수적으로 잡아도 내년 매출 2배 성장 충분” 

아이엠비디엑스 포트폴리오
아이엠비디엑스 포트폴리오

아이엠비디엑스는 임상, 생화학, 생물정보학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AI 유전자검사 기술을 개발해 암 진행별로 특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NGS 기반 액체생검 플랫폼으로는 국내 최초로 임상에 적용돼 국내 3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58건의 임상연구를 진행했고 현재까지 8000건 이상의 임상검체를 분석했다.

신속한 임상검증을 바탕으로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국립암센터를 포함해 국내 31개 의료기관에 진입하며 지난해 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3억 원의 매출 이후 2배 성장을 이룬 것이다. 올해 매출도 전년보다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액인 26억 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내년도에도 보수적으로 잡아도 2배 성장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알파리퀴드100 프로파일링 제품이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성장이 전망된다”며 “캔서파인드 스크리닝 검사가 올해 10월부터 시장에 나왔기 때문에 내년도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고객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병원이었다면 캔서파인드를 통해 일반인까지 확대됐다. 캔서파인드는 일반인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암을 진단하고 암의 원발부위를 추정하는 암 조기진단 플랫폼이다. 한 번의 혈액검사로 8개 암종(대장, 위, 간, 췌장, 폐, 유방, 난소, 전립선)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다.

캔서파인드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판매됐지만 11월, 12월 고무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발생되고 있는 성과와 경쟁 제품을 빗대어 매출을 추정한다면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내년에도 2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아이엠비디엑스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 정책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엑스’ 프로젝트에 지원한 상태다. 현재 ‘캔서엑스’ 프로젝트에 전 세계적으로 50개 회사가 지원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암 조기진단 제품인 캔서파인드로 지원한 상태다.

캔서엑스 프로젝트는 1월 중순 1차 서류 심사가 발표되고 이후 프레젠테이션 과정을 거쳐 실질적인 운영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아이엠비디엑스는 미국암연구소와 국내 국립암센터가 함께 추진하는 한국형 캔서문샷 프로젝트에 암 스크리닝으로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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