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내성 극복 승자는 누구? ... 유한양행에 쏠리는 눈
비소세포폐암 내성 극복 승자는 누구? ... 유한양행에 쏠리는 눈
AZ, 세계폐암학회에서 ‘타그리소’ 병용요법 공개

유한양행, 올 10월에 ‘렉라자’+‘리브리반트’ 발표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9.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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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비소세포폐암이 척추로 전이되어 걷지 못했던 50대 환자의 X-ray와 MRI 검사 사진</strong>. 전이암으로 인해 병적 골절된 척추 부위의 신경을 감압하고 기구로 고정하는 척추유합술과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결과, 환자의 통증은 사라지고 보행도 다시 가능해졌다.
비소세포폐암이 척추로 전이되어 걷지 못했던 50대 환자의 X-ray와 MRI 검사 사진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와 우리나라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NSCLC)의 치료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 요법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AZ가 자신의 패를 선공개하면서 업계의 이목은 연말에 공개될 예정인 유한양행의 임상 결과에 쏠리고 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암폐암으로 구분한다. 전체 폐암 환자 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악성 종양이다. 초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높지만,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뒤늦게 발견되는 탓에 생존율이 극히 낮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중 10~15%는 EGFR 변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EGFR은 세포 밖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는 단백질로, 총 28개의 엑손(Exon, 단백질 합성 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 분자의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EGFR에 돌연변이(L858R 및 Del19)가 생기면 세포 신호 전달 과정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NSCLC가 유발된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치료제는 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인 ▲AZ의 ‘타그리소(Tagrisso, 성분명:오시머티닙·osimertinib)’와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lazertinib)’이다. 이 약물들은 EGFR 변이 및 그 하위 변이 모두에서 효과를 보일 뿐만 아니라,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에서는 절제술과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암세포 특유의 무제한적 증식으로 인해 3세대 TKI 제제에 저항할 수 있는 EGFR의 하위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3세대 TKI 제제 투약 6~14개월 후 약 30% 환자는 약물 내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업체들은 새로운 하위 변이를 표적할 수 있는 4세대 TKI 제제를 개발하는 한편, AZ와 유한양행은 다른 약물 계열과의 조합을 통해 이같은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병용요법 연구에 착수했다. 보통 환자는 기존의 오리지널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터라 병용요법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AZ는 ‘타그리소’에 화학 항암제를 결합한 요법을, 유한양행은 미국 얀센과 손을 잡고 ‘렉라자’와 얀센의 이중특이성 항체 ‘리브리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amivantamab)’을 조합한 요법을 개발하고 있다.

 

AZ, WCLC서 ‘타그리소’ 병용요법 결과 공개

가장 먼저 패를 공개한 쪽은 AZ이다. 이 회사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2023년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회의(WCLC)에서 ‘타그리소’+화학 항암제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FLAURA2)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FLAURA2 연구는 국소 진행성(3B~3C기) 또는 전이성(4기) EGFR 변이 NSCLC 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 ‘타그리소’+화학 항암제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비교 평가한 무작위배정, 오픈 라벨, 다기관, 글로벌 3상 임상 시험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험에서 ‘타그리소’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타그리소’ 병용요법군은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이 3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율(OS)은 아직 데이터가 성숙되지 않았다.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구진이 평가한 PFS에서 ‘타그리소’ 병용요법과 단독요법은 각각 25.5개월, 16.7개월이었다. 독립적 검토 위원회(BICR)가 검토한 바에 따르면, ‘타그리소’ 병용요법과 단독요법의 PFS는 29.4개월, 19.9개월이었다. 이를 평균으로 환산할 시 ‘타그리소’ 병용요법은 단독요법 보다 생존기간을 8.8개월 개선시켰다.

하지만, 화학 항암제를 더하면서 약물 부작용이 동반됐다. 부작용으로 인한 임상 중단 비율의 경우, ‘타그리소’ 단독요법군은 6%에 불과했지만, 병용요법군은 48%에 달했다. 흔하게 관찰된 이상반응은 빈혈, 메스꺼움, 호중구 감소증이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동관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폐암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무관함. 

‘렉라자’ 병용요법, 여러 임상서 효능 입증

‘타그리소’ 병용요법의 정보가 공개되면서 업계의 이목은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쏠리고 있다. 양사는 현재 비소세포폐암에서 ‘렉라자’+‘리브레반트’의 조합을 평가하는 여러 건의 임상 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참고로, 얀센은 지난 2018년 11월, 유한양행과 NSCLC 신약 개발을 위해 ‘렉라자’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임상 개발은 얀센이 주도하고 있다.)

이중 ‘타그리소’ 병용요법을 평가한 AZ의 FLAURA2 연구와 동일하게 설계된 임상은 Mariposa 3상 시험이다. 해당 시험은 국소 진행성(3기) 또는 전이성(4기) EGFR 변이 NSCLC 환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비교 평가한 연구이다.

Mariposa 연구의 중간 분석 데이터는 이미 도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결과는 오는 10월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얀센은 앞서 ‘렉라자’+‘리브리반트’의 유효성을 가늠할 수 있는 다른 연구들의 데이터를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일(현지 시간)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과 단독 화학요법을 평가한 Mariposa-2 3상 시험에서 ‘렉라자’+‘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이 대조약 대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11일(현지 시간)에는 WCLC에서 ‘타그리소’에 내성을 가진 진행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의 약동학을 평가하는 임상 1/1b상 시험(시험명: CHRYSALIS-2)의 데이터를 공개했다. 해당 시험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는 50%의 객관적 반응률(ORR)과 14개월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보였다.

이를 AZ의 FLAURA2 연구 데이터와 비교해보면, ‘렉라자’+‘리브레반트’의 효능은 ‘타그리소’ 보다 약한 것이다. 하지만, CHRYSALIS-2 연구에 등록된 참여자는 이미 ‘타그리소’에서 한계를 보인 환자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한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가 치료의 유효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타그리소’+화학요법은 높은 비율의 부작용으로 인해 ‘타그리소’ 단독 시장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FLAURA2 연구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타그리소’+화학요법의 개선된 치료 효과에도 환자의 약 80%는 여전히 병용요법보다 단독요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렉라자’+‘리브리반트’가 Mariposa 연구에서도 CHRYSALIS-2 연구와 궤를 같이하는 치료 효과를 보일 경우, ‘렉라자’+‘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치료 후 내성을 보인 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매출은 54억 4400만 달러였다. 12일 환율 기준 우리 돈 약 7조 2242억 원이다. ‘타그리소’의 내성 발생율을 약 30%로 잡고 단순 계산하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약 16억 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1630억 원 규모의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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