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 음성 유방암이 뭐길래? ... 신약개발 경쟁 ‘후끈’
삼중 음성 유방암이 뭐길래? ... 신약개발 경쟁 ‘후끈’
표적 항원 없어 치료 까다로운 악성 암

개발 성공시, 새로운 캐시카우로 작용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9.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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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세계 제약업계가 삼중 음성 유방암(TNBC)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만큼, 새로운 수익 창출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유방암 치료는 유방암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주요 항원으로는 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겐 또는 프로게스테론, HR)와 인간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HER2)이 있다. 항원 발현 여부에 따라 HR 양성·음성 혹은 HER2 양성·음성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표적할 수 있는 항원이 없어 치료가 무척 까다로운 악명 높은 유방암이 있다. 바로, 삼중 음성 유방암이다. 이 암종은 HR이나 HER2 등의 항원이 암 세포 표면에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유형이다. 3개의 항원이 모두 발현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삼중 음성 유방암이라고 부른다. 이 유방암은 전체의 10~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중 음성 유방암은 비교적 최근에 알려졌다. 지난 2005년 당시 의학계는 모든 표적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고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한 치료법인 유방암 환자의 하위 집합을 지칭하기 위해 삼중 음성 유방암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표적할 수 있는 항원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삼중 음성 유방암은 기존의 표적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국소 암일 경우 절제술을 시행하고,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면 세포 독성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요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 암은 재발이 잦은 편이다. 1~3기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의 약 40%가 치료 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삼중 음성 유방암에 대한 치료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는 지난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올해 5월에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사상 첫 삼중 음성 유방암을 위한 치료제로 등장했다.

‘트로델비’는 고형암 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단클론항체와 세포 독성 항암제 이리노테칸의 항암 활성 성분인 SN-38을 링커로 연결하여 암 세포로 운반하여 세포 독성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엄밀히 말해서 ‘트로델비’는 삼중 음성 유방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가 아니며, 항암화학요법의 세포 독성 부작용을 줄인 약물인 셈이다. 따라서 삼중 음성 유방암의 특징인 높은 재발율을 피해갈 수는 없다.

제약 업체들은 이같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 경쟁에 선두를 차지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하나 둘 레이스에 합류하는 중이다.

 

국내 기업 에이프로젠 등 3파전 

시장조사 전문업체 델브인사이트 비즈니스 리서치(DelveInsight Business Research)에 따르면, 2022년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 시장은 15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오는 2028년에는 2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 시장의 성장 요인은 진단 기술의 발전과 개인 맞춤형 의료 수요 증가가 꼽힌다. 삼중 음성 유밤암의 높은 재발율도 시장 성장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현재 삼중 음성 치료제로 개발 중인 주요 약물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테칸·trastuzumab deruxteca)’, ②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LY3023414’ ③국내 기업인 에이프로젠의 ‘AP40’이 있다.

ⓛ ‘엔허투’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FDA)으로부터 사상 첫번재 HER2 저발현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HER2 저발현은 유방암 세포 표면에 HER2 단백질이 관찰되지만, 양성으로 분류하기에는 그 수치가 적은 유방암의 유형을 말한다. 

업계는 ‘엔허투’가 HER2 저발현 유방암에 효과를 보인만큼, 삼중 음성 유방암에도 유의미한 치료 유효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엔허투’와 여러 약물을 조합하여 삼중 음성 유방암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② 릴리의 ‘LY3023414’은 PI3K(포스포이노시티드3 키나아제)와 mTOR에 동시적으로 작용하는 이중 억제제이다. 이 약물은 세포의 성장, 증식, 분화, 운동성, 생존과 같은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인 PI3K와 암 세포의 성장을 돕는 신생 혈관 생성을 증가시키는 mTOR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이들의 활성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릴리는 현재 체크포인트 키나아제 1형(chk1) 억제제인 ‘프렉사서팁(prexasertib)’과 ‘LY3023414’의 조합을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1상 시험 결과,  ‘LY3023414’+‘프렉사서팁’ 병용요법은 유망한 항종양 활성을 입증했지만, 독성 문제가 발견된 바 있다.

③ 에이프로젠은 경쟁사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지만, 착실하게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AP40’의 물질 특허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12개국에 등록하면서 임상 진입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AP40’은 탄산무수화효소12(carbonic anhydrase XII, CA12)에 결합해 암 세포를 죽이는 CA12 억제제이다. CA12는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이 증가해 암 세포 조직 주변 환경의 수소이온 농도를 변화시켜 암의 전이나 진행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약물은 정상 조직 대비 인간의 삼중 음성 유방암 조직에 뛰어난 선택성을 보이도록 설계됐다. 유방암 동물모델 전임상 시험에서 60% 이상에서 완전 관해가 확인됐을 뿐 아니라 원숭이에 대한 예비 독성 시험에서 약효 용량의 100배에서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연 어떤 신약이 세계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도 그 피 말리는 경쟁의 무대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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