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동아에스티의 당뇨병 치료 신약 ‘슈가논’(에보글립틴)이 당뇨병성 심근병증 예방 치료제로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미 대동맥판막석회화증 치료 임상에 돌입한 가운데 새로운 심장 질환 관련 적응증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제대학교 상계 백병원 원종철 교수 및 심혈관대사질환센터 김형규 교수 공동 연구팀은 DPP-4 억제제인 ‘슈가논’이 당뇨병성 심근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동물실험의 결과를 최근 네이처 자매지이자 생화학분자생물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했다.
당뇨병성 심근병증은 관상동맥 경화증이나 고혈압을 동반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하는 심장의 기능 이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심혈관질환으로, 당뇨병 환자는 같은 연령의 정상인에 비해 3~5배 정도 심근경색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슈가논’은 당뇨병성 심근병증의 주요 병인인 수축기 및 이완기 기능 장애, 심장 비대 및 섬유증을 모두 약화시켰으며, 심근의 지방 축적을 감소시키거나 NRF1, PGC1과 같은 전사인자를 상향 조절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와 지방 독성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슈가논’을 12주 동안 매일 경구 위관영양법으로 투약한 당뇨병 및 비만 생쥐는 심장의 수축기·이완기 기능과 비대 및 섬유증이 개선됐다. 특히 CD36, ACSL1, FABP3, PPARgamma 및 DGAT1의 억제와 FOXO1의 인산화 강화를 통해 심근에 지질 방울의 축적을 줄여 심장 지방 독성을 예방했다.
또한, PGC1a, NRF1, TFAM 등을 활성화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개선하고 손상을 감소시킨 것은 물론, RNA 시퀀싱 결과, 주로 지질 대사와 관련해 차별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DEG)에 영향을 미쳐 심장의 지방 독성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당뇨병 및 비만 생쥐에서 ‘슈가논’에 의한 DPP-4 억제가 심장 지방 독성과 미토콘드리아 손상, 그리고 섬유증을 줄여 당뇨병성 심근병증을 예방한다는 것을 입증한 첫 번째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는 당뇨병성 심근병증이 지방 독성과 관련이 있고, ‘슈가논’이 당뇨병성 심근 세포에서 과활성화된 지질 신호 경로를 억제해 심장 지방 독성을 개선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치료제인 ‘슈가논’이 대동맥 판막 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심장질환 관련 치료제로 개발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아에스티는 바이오엔비아(구 티와이바이오)와의 합작법인인 레드엔비아를 통해 ‘슈가논’의 대동맥 판막 석회화증 적응증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임상은 2상, 미국 임상은 2/3상으로, 국내 임상은 내년 11월, 미국 임상은 2026년 12월 완료가 목표다.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은 대동맥판막이 딱딱하게 굳으면서(석회화) 판막이 좁아지고 혈액 이동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 증상이 나타나며,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는 노인성 만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현재 경구 및 주사용 치료제가 없어 수술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구제인 ‘슈가논’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며 높은 시장성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심장질환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슈가논’의 잠재력이 갈수록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미 출시된 약품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만큼, 적응증 확대에 성공하면 빠르게 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