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시대 DTx가 뜨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DTx가 뜨고 있다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26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치료제(DTx)
디지털치료제(DTx)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제약바이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요즘 관심을 끄는 분야가 바로 디지털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다. 

일명 전자약으로도 불리는 DTx는 ‘먹는 약’과 ‘주사약’으로 대표되는 기존 의약품 대신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새로운 치료 방식이다. 2017년 2월 디지털치료제 관련 주요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등이 참여하여 결성한 국제 비영리 단체인 디지털치료제협회(Digital Therapeutics Alliance, DTA)는 DTx를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의했다.

DTx의 형태는 모바일 또는 PC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게임, 가상현실, 챗봇 등 매우 다양하며, 작용 원리에 따라 인지행동치료, 생활습관 교정, 신경 재활 DTx로 구분하기도 한다. 디지털전환과 의료 패러다임 변화 확장현실(XR),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네트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 발전은 산업간 경계를 넘어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개인 디지털 디바이스의 보편화 및 데이터 수집·처리 과정의 효율화를 통해 디지털헬스 케어 혁신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DTx는 기존 제약 산업에 비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약물 치료의 한계가 있는 중추신경계질환 및 정신질환, 진료 시간 외 일상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에 대한 대체·보완재로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 김혜경 사무관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 기고문에서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자원 부족을 겪으며 노동집약적 의료에서 ICT 기반의 고효율 의료로의 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고령화로 인해 의료 서비스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자기주도적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무관은 그러면서 “의료의 영역이 질병 치료 중심에서 예방 및 관리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병원 문을 나선 이후 혹은 병원에 들어서기 전의 건강 상태까지 일상에서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DTx가 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디지털치료제 시장 현황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마켓앤마켓와 얼라이드마켓리서치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규모는 2021년 34억 달러(3조 9474억 원)에서 2026년 131억 달러(15조 2091 억 원)로 연평균 31.4%의 성장이 예상된다. DTx 시장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기존 대형 제약사의 투자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이 가장 높은 점유율(70%)을 차지하고, 유럽(21%)과 아시아-태평양 (7%)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대상 질환별 시장 규모는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위장 장애, 호흡기 질환, 금연 순으로 나타난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4742만 달러(620억 원)에서 2027년 2억 437만달 러(2700억 원)로 연평균 23.2% 성장할 것으로 예 상된다.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당국인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 출시된 디지털치료제는 없으나, 여러 기업에서 효과성·안전성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우리나라 역시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중심으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현재 25개 치료제가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현재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국산 1호 디지털치료제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확증임상을 진행하는 치료제는 뉴냅스의 뇌손상환자 시야장애개선제, 라이프시멘틱스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천식·폐암 환자의 호흡재활 치료제, 에임메드의 불면증치료제, 웰트의 불면증치료제, 하이의 범불안장애 치료제 등이다. 

◆디지털치료제 활용도 낮으면 기업 파산하기도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 출시되는 DTx는 실생활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과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으면서 환자들에게 활용될 예정이다. 예컨대 일본 큐어앱(CureApp)에서 개발한 금연 치료 앱은 유효성을 인정받아 2020년 공공보험에 등재되었는데, 10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해당 앱을 도입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는 스타트업 빅헬스의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슬리피오(Sleepio)’를 수면제의 효과적인 대안으로 권고하고 있다. 슬리피오 사용 시 병원 예약과 수면제 처방이 감소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일부 DTx는 출시 이후 치료 성능 외의 한계로 인해 널리 활용되지 못함에 따라 개발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미국 디테라 사이언스(Dthera Science)의 치매 DTx가 대표적 사례다. 이 체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 받았으나 이후 보험 적용이 늦어지며 자금난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조현병 환자 복약 관리를 위한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약 1650 달러)는 알 약 내부에 있는 센서가 모바일 앱에 신호를 전송하여 복약을 모니터링하는 획기적인 방식을 도입하였으나, 시중 약품(약 20 달러)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결국 기업이 파산하고 말았다.

최초의 FDA 승인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한 페어 테라퓨틱스의 2021년도 실적에 따르면 FDA 승인을 받은 세 가지 제품(reSET, reSET-O, Somryst)에 대하여, 처방 후 환자의 실제 사용률은 51%에 그쳤다. 환자의 디지털치료제 사용률은 전통적인 의약품에서 복약 순응도에 해당하는 지표로, 디지털치료제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하여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 털치료제라는 낯선 방법에 대한 환자들의 순응도와 소득, 나이 등으로 인한 디지털 격차 등 접근성 저하 요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DTx 사용률 제고는 해결해야할 과제

이를 위해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과 FDA는 2013년부터  DTx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의 한 종류로 편입·관리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이어 디지털치료제의 정의, 위험도에 따른 등급체계, 품질관리체계, 임상평가기준 등 총 4개의 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 발표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각국에서도  DTx 시장의 본격적인 확장에 대응하여 규제 유연화 등 정책적 지원을 추진 중이다. 정부 주도 정책과는 별개로 산업계에서는 디지털치료제협회(DTA)가 디지털치료제의 정의 등을 담은 안내서를 발간하고, 디지털치료제 제품들이 준수해야 하는 모범 사례와 핵심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치료제가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제조업 허가, 기술문서 심사,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등 의료기기 제조 시 필요한 허가 및 인증 절차를 거쳐야 치료 효과를 인정받는 정식 제품으로 출시가 가능하다. 식약처는 의료기기의 신속제품화를 지원하는 허가도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 개선을 통해 디지털치료제의 제품화를 지원하고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을 시행하여 혁신의료기기 제조 업체의 허가 및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고, DTx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통해 디지털치료제와 관련한 허가·심사 적용범위 및 판단기준, 예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또 국내 기업의 경쟁력 있는 DTx 개발 및 신속한 상용화 역량 확보를 위해 다양한 DTx 개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DTx 개발 다양한 지원 체계 구축

식약처가 제도적으로 DTx 산업 활성화의 물꼬를 트고 있다면, 과기정통부는 기술 개발과 확산을 이끌어가는 부처로서 DTx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기술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 부담이 큰 주요 질환에서부터 기존의 약물치료나 통원치료 방식에 한계가 있는 질환, 아직 많이 연구되지 않은 도전적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R&D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지원하는 첫번째 R&D 주제는 만성질환자 건강 관리를 위한 맞춤형 메디컬 트윈(Medical Twin) 기반 DTx 개발이다.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활용하면 인체 정보를 가상공간의 디지털 트윈으로 생성하고 각종 질병을 시뮬레이션하거나 내부 장기를 가시화할 수 있다. 이러한 핵심기술을 확보하여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예방·관리·치료할 수 있다.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고, 욕창 등 노인 만성 피부질환을 예방하고, 당뇨 관리에 필요한 인슐린 적정량을 계산하는 등의 DTx를 개발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김혜경 사무관은 “위와 같은 기술 개발을 통해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는 기존 치료의 한계 분야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DTx로서 소아 자폐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DTx를 보건복지부와 공동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VR, AI, 음성인식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향상, 의사소통 능력 향상, 이상행동 완화를 목표로 하는 DTx를 개발 중”이라며, “이를 통해 각 가정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증상을 관리하는 데 대한 부담을 경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향후 과기정통부는 전 국민의 일상적 건강관리에서부터 난치 질환의 치료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디털기술을 폭넓게 발굴하고, 디지털치료제, 메디컬 트윈, 의료 인공지능 등 주요 융합기술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사무관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기술의 개발과 활용을 위한 방향을 고민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가 큰 분야의 DTx를 지속 지원하는 것에 더해 기존 치료에 한계가 있던 치매,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질환과 한의학, 치의학, 수의학과 융합하는 미개척 분야의 DTx도 수요를 발굴하여 과제 기획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DTx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야심찬 각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