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자폐 및 우울증과 같은 사회성 관련 질환 치료법에 단서가 될 사회성 행동 변화에 대한 신경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증명됐다.
2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서울대 생명과학부 강봉균 교수(교신저자),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최자은 연구원(제1저자·박사),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최동일 연구원(제1저자·박사) 등은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행동 변화가 도파민 신경회로 및 연결 시냅스의 구조적·기능적 변화에 따라 조절되며, 이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사회적 고립은 다양한 행동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자폐나 우울증과 같은 사회성 결핍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사회적 고립 동물 모델과 사회적 장애 동물 모델로만 연구되어 왔던 기존의 방식으로는 뇌와 신경회로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나아가 성별에 따른 사회적 행동 차이가 뇌에서 어떻게 담겨 있는지 시냅스 수준에서의 연구는 관련 기술의 부재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전기생리학, 광유전학, 화학유전학, 그리고 자체 개발한 Dual-eGRASP 기술을 이용하여 사회적 고립에 의해 유발되는 사회적 행동 변화의 작동 원리를 분자-세포-시냅스-행동 단위에서 걸쳐 규명했다.
[용어설명]
①도파민(Dopamine) : 뇌 신경세포들간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이다. 사회성 조절, 동기 부여, 처벌과 보상, 수면, 학습과 기억 등 많은 뇌 기능에 관여하고 있다.
②시냅스(Synapse) :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지점’을 의미한다.
③Dual-eGRASP : 서로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온 시냅스를 청록색과 노란색으로 구분하여 표지할 수 있는 기술. 이 기술을 활용하여 특정 시냅스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④배측 봉선핵 : 뇌간 중앙에 위치하는 뇌 영역으로, 도파민 신경세포와 세로토닌 신경세포가 존재한다. 사회성 조절, 수면 및 각성 조절, 공포에 대한 기억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사회적 고립에 의하여 활성화되는 배측 봉선핵(Dorsal raphe nucleus) 도파민 신경세포와 측좌핵 간 기능적‧구조적 연결이 수컷 생쥐에서만 증가해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행동 변화가 유발됨을 증명할 수 있었다.
이는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 변화를 유발하는 인자가 뇌신경 회로에 존재하며, 더 나아가 성별에 따른 사회성 변화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봉균 교수는 “사회적 고립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행동 변화는 동물의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과 신경 회로 차이에서 기반했다”며 “사회성 변화 원리를 뇌의 회로 수준에서 규명하여 동물의 사회적 행동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고, 이는 자폐 및 우울증과 같은 사회성 관련 질환 치료법 모색에 단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0월 12일자에 게재되었다.

- 사회적 고립에 의해 활성화 되는 신경세포를 표지하여 전기생리학 기법을 활용한 신경 흥분도를 측정하였다. 화학유전학과 광유전학을 이용하여 사회적 고립에 의한 사회성을 조절하였다.
- 도파민 센서를 활용하여, 사회적 고립 이후 도파민 분비가 수컷 생쥐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관찰을 하였다. 또한, Dual-eGRASP 기술을 적용하여 시냅스 단위에서의 구조적인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수컷 생쥐에서만 사회적 고립에 의해 시냅스 밀도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 Dual-eGRASP 기술을 적용하여 뇌의 두 영역(배측 봉선핵, 측좌핵)에서 사회적 고립에 의해 활성화 되는 신경세포 간 시냅스를 시각화하였다. 활성화되는 신경세포와 비활성화되는 신경세포의 조합으로 총 네 가지 종류의 시냅스를 구분할 수 있다.
- 사회적 고립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시냅스 변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관찰하였으며, 이는 사회성 변화의 행동학적 특징을 시냅스 구조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