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진 ‘브루킨사’, 혈액암 치료제 시장 뒤 흔드나
베이진 ‘브루킨사’, 혈액암 치료제 시장 뒤 흔드나
1:1 비교 3상 임상 결과 발표하며 시장 1위 얀센 ‘임브루비카’ 압박

“성인 환자 652명 임상, 전체 반응률 및 무진행 생존율 모두 더 우수”

美 FDA, CLL·SLL 적응증 ‘브루킨사’ 심사 중 ... 내년 1월 20일 결판

“브루킨사, 대표적 난치성 질환인 혈액암에 새로운 희망 제공할 것”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0.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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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얀센의 경구용 희귀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 캡슐140mg’(이브루티닙).
한국얀센의 경구용 희귀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 캡슐140mg’(이브루티닙).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중국 베이진(BeiGene)이 ‘브루킨사’(Brukinsa, 성분명: 자누브루티닙·zanubrutinib)를 통해 BTK(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 시장에서 기존 강자인 미국 J&J(존슨앤존슨, 얀센)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이진은 12일(현지 시간), ‘브루킨사’와 얀센의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Ibrutinib)의 효능을 1:1 비교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LPINE)에서 대조약 대비 더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험은 이전에 최소 1회의 전신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및 소림프구성 림프종(SLL) 성인 환자 652명을 대상으로 ‘브루킨사’와 ‘임브루비카’의 유효성을 대조한 연구였다. ‘임브루비카’는 지난 2014년 12월, 2016년 5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CLL과 SLL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은 바 있다.

시험은 유럽, 미국, 중국,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브루킨사’ 160mg을 1일 2회, ‘임브루비카’ 420mg을 1일 1회 투약했다.

독립평가위원회(IRC)가 3상 연구를 최종 분석한 결과, ‘브루킨사’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이 ‘임브루비카’ 대비 우수한 것으로 확인, 주요 2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에 대해서는 추후 학회를 통해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베이진이 지난 2021년 6월 유럽혈액학회(EHA)에서 발표한 ALPINE 3상 연구의 중간 분석에 따르면, 평균 24.2개월간의 추적 관찰 조사에서 ‘브루킨사’의 전체반응률은 78.3%인 반면, ‘임브루비카’는 62.5%였다. 12개월 무진행 생존율은 ‘브루킨사’(94.9%)가 ‘임브루비카’(84.0%) 대비 더 높았으나, 전체 생존율은 각각 97.0%, 92.07%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메르다드 모바셔(Mehrdad Mobasher) 베이진 혈액학 최고의료책임자는 “이번 결과는 ‘브루킨사’가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인 혈액암에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며 “최종 임상결과는 관련 학회에서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브루킨사’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B 세포 및 골수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BTK 단백질을 표적화하고 지속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된 BTK 억제제다. 미국 FDA는 지난 2019년 11월 ‘브루킨사’를 외투 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처음 승인했다. 이어 2021년 9월에는 원발성 고분자글로불린혈증, 재발성·불응성 변연부 림프종 치료제로 확대 승인한 바 있다.

FDA는 현재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및 소림프구성 림프종에 대한 치료제로 ‘브루킨사’의 승인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지정된 심사 기일은 2023년 1월 20일이다.

 

BTK 억제제 후발주자 추격 거세 ... 경쟁 심화로 ‘임브루비카’ 매출 하락세

한편, BTK 억제제는 이전부터 항종양 효과를 인정받아 왔는데, 특히, 혈액암 분야에서 눈에 띄는 효능을 입증하면서 차세대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BTK 억제제의 서막을 알린 건 미국 애브비(AbbVie)의 자회사 파마시클레스(Pharmacyclics)와 얀센이 공동 개발한 ‘임브루비카’다. 미국 FDA가 지난 2013년 11월, ‘임브루비카’를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치료제로 승인함에 따라 ‘임브루비카’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BTK 억제제가 됐다.

‘임브루비카’는 혈액암 분야에서 적응증을 속속 확보하면서 관련 시장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왔다. 현재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임브루비카’의 적응증 수는 모두 12개이며, 최근에는 1세에서 12세 미만의 만성 이식편대숙주병(cGVHD) 소아 환자 치료제로 확대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그 뒤를 잇는 후발주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칼퀀스’(Calquence, 성분명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와 베이진의 ‘브루킨사’가 있다. ‘칼퀀스’는 2017년 10월에 외투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처음 미국 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BTK 억제제 판도는 FDA 승인 순서에 따라 1강 1중 1약 체제로 형성됐다.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만큼, ‘임브루비카’는 단숨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임브루비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54억 달러(한화 약 7조 7382억 원)에 달했는데, 이는 2021년 기준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 7위이다.

‘칼퀀스’와 ‘브루킨사’의 매출은 ‘임브루비카’에 비하면 아직 저조하지만, 추격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칼퀀스’는 지난 2020년 5억 2200만 달러(한화 약 7480억 2600만 원)의 수익을 거두는 것에 그쳤지만,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37% 급증한 12억 3800만 달러(한화 약 1조 7740억 54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브루킨사’는 2020년 6005만 달러(한화 약 860억 5165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63% 증가하여 2억 1800만 달러(한화 약 3123억 9400만 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이를 방증하듯 ‘임브루비카’는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는 추세다. 얀센은 지난 7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BTK 억제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임브루비카’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13억 8100만 달러) 대비 약 30% 감소한 9억 7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반대로 ‘칼퀀스’와 ‘브루킨사’의 매출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칼퀀스’는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2억 8000만 달러) 대비 74% 증가한 4억 8900만 달러(한화 약 7007억 3700만 원), ‘브루킨사’는 전년 동기(4240만 달러)보다 무려 200% 증가한 1억 2870만 달러(한화 약 1844억 2710만 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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