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가상현실(VR) 프로그램이 우울증, 중독, 강박장애 등 신경정신질환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최근 ‘바이오가 메타버스를 만났을 때’라는 리포트를 통해 “이즈니스-D(Isness-D)라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정신활성물질(환각물질)을 중간 정도 용량으로 투여했을 때와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됐으며 연구팀은 75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이즈니스-D 체험에 의한 감정적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이즈니스-D를 통해 자기 초월적 경험을 재현하는데 관심이 있고 정신활성물질 임상시험에서 더 강한 자기 초월적 느낌을 보고하는 사람일수록 질환 증상 개선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항목은 환각제인 LSD나 실로시빈(psilocybin)과 같은 정신활성물질 연구에 사용되는 4가지 핵심 지표가 사용됐다. 4가지 지표는 MEQ30(환각 체험 설문지), 자아 해체 척도, 공동체성 척도, 공동체 자아 포함 척도 등이다.
평가 결과, 이즈니스-D 체험이 4가지 지표 모두에서 정신활성물질을 중간 정도 용량으로 투여했을 때 유발되는 반응과 유사한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환각 체험 척도에서 이즈니스-D 참가자들은 실로시빈 20㎎ 또는 LSD 200㎍이 나타낸 반응만큼 강렬한 경험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정신활성물질을 이용한 임상시험치료에서 많이 실패하는 강박장애, 중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증상 완화에 가상현실과 같은 환각보조요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어뉴마(aNUma)는 “VR 헤드셋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매주 이즈니스 세션에 등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뉴마는 기업에 가상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이즈니스-D 단축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 환자와 환자 가족, 간병인이 난치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리플(Ripple)이라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김무웅 책임연구원은 “의료기기와 제약기업이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스타트업 등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나 이즈니스-D와 같은 가상현실 체험이 지속적인 효과를 보이는지 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