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C 미다스의 손 동국제약 제2의 ‘치센’ 키운다
OTC 미다스의 손 동국제약 제2의 ‘치센’ 키운다
먹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카리토포텐’ 출시

LG생과가 처음 선보인 시장 … 안착은 실패

사실상 무주공산 … 동국제약 연타석 홈런 기대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5.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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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주한 동국제약 서울 청담동 신사옥 전경.
최근 입주한 동국제약 서울 청담동 신사옥 전경. [사진=동국제약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경구용 치질 치료제 ‘치센’(CHEESEN, 성분명 : 디오스민·diosmin)으로 일반의약품(OTC)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동국제약이 이번에는 경구용 OTC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에서 제2의 ‘치센’ 육성에 나섰다. OTC 시장에서 미다스(Midas)의 손으로 통하는 회사인 만큼 이번에도 신(新)시장 개척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동국제약은 최근 중·장년 남성의 전립선 관리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생약 성분 전립선비대증 개선 OTC 제품 ‘카리토포텐’을 출시했다.

‘카리토포텐’의 주성분은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서양호박씨오일 추출물)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전환효소에 의해 활성형(DHT)으로 변화되는 것을 저해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1990년대에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성분의 전립성비대증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일찌감치 제품화해 판매해왔다.

지난 1993년 독일 등 유럽에서 2245명의 전립선비대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피험자들은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성분 복용 1개월부터 야뇨, 빈뇨, 잔뇨 등 증상이 개선됐다. 복용 3개월 후에는 야간배뇨(야뇨) 횟수가 60%(복용 전 2.35회→복용 후 0.94회)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피험자들의 삶의 질도 40% 이상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2개월의 장기간 임상연구에서는 기립성 저혈압,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안전성을 입증했다.

대규모·장기간의 임상연구와 유럽에서의 사용 경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생약 성분인 만큼 동국제약 역시 ‘카리토포텐’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다만, 이제 막 출시한 제품인 만큼 아직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업계는 동국제약이 ‘카리토포텐’을 제2의 ‘치센’으로 육성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성분 제제 시장은 수년 전 디오스민 성분 제제 시장과 마찬가지로 국내 제약사들이 안착에 실패해 사실상 무주공산에 가깝기 때문이다.

 

LG생과, 2009년 ‘카리토’로 시장 개척

녹십자·일동과 손잡았으나 안착 실패

국내에서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성분 제제를 처음 선보인 것은 LG생명과학(현 LG화학)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카리토’라는 제품명으로 자사의 첫 일반의약품이자 국내 최초로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성분 제제를 출시했다.

LG생명과학은 OTC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TV 광고까지 송출하며 ‘카리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회사 측은 단기간 내에 ‘카리토’의 매출을 1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였으나, 실제 매출은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제품의 연간 매출은 2010년대 중반까지 평균 2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LG생명과학은 GC녹십자, 일동제약 등과 손을 잡고 공동판매 전략까지 펼쳤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리토’의 성장이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하자 LG생명과학은 결국 해당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카리토’는 2018년 이후 생산실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카리토’의 시장 안착 실패는 ‘소팔메토 추출물’ 등을 앞세운 건강기능식품의 강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리토’ 출시 당시 한국파비스제약, 테라젠이텍스 등도 L-글루탐산, L-알라닌, 글리신 등의 복합성분 경구용 OTC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선보였으나, 건강기능식품의 인기에 밀려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 1~2년 사이 일부 제약사가 다시 경구용 OTC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OTC 강자인 동국제약이 ‘카리토포텐’을 출시하며 해당 시장에 가세하자 제약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동국제약은 ‘치센’을 통해 명맥만 유지하던 경구용 OTC 치질치료제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회사이기 때문이다.

 

‘치센’ 출시 4년만에 매출 20배 ↑

먹는 치질약 시장도 덩달아 급성장

‘치센’은 동국제약이 지난 2017년 출시한 디오스민 성분 제제로, 경구용 OTC 치질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뒤엎은 제품으로 평가된다. 출시 첫해 4억 원 정도이던 ‘치센’의 매출은 지난해 90억 원을 넘어서며 4년 만에 무려 20배 이상 성장했다.

이에 따라 경구용 OTC 치질 치료제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까지만 해도 경구용 OTC 치질약 시장 규모는 전체 OTC 치질 치료제 시장의 24.5%에 불과했다. 나머지 75.5%는 연고나 좌제가 차지했다.

그러나, 동국제약이 2017년 ‘치센’을 출시한 뒤 1년 만에 경구용 OTC 치질 치료제 시장은 전체 OTC 치질 치료제 시장의 55.2%로 2.7배 성장하며 연고제와 좌제를 가볍게 따돌렸다. 2019년에는 경구용 OTC 치질 치료제의 시장 점유율이 60.2%까지 치솟았다. 시장 패러다임이 ‘먹는 약’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현재 경구용 OTC 치질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디오스민 성분 제제의 시장 규모는 180억 원 정도다. 이 중 ‘치센’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치센’ 출시 전 해당 시장 규모가 8억 원 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그만큼 동국제약의 시장 선택과 마케팅 전략이 탁월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치센’을 통해 OTC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칭을 얻은 동국제약이 나선 만큼 경구용 OTC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현재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성분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카리토포텐’이 유일한데, 이 제품이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 경쟁사들이 후속 제품을 앞다퉈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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