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CDMO 판 커진다 … 재벌기업 ‘헤비급 빅매치’ 예고
바이오 CDMO 판 커진다 … 재벌기업 ‘헤비급 빅매치’ 예고
롯데그룹, BMS 美 공장 인수 … CDMO 사업에 2조5000억 ‘베팅’

CJ그룹, 올해 초 네덜란드 기업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CDMO 진출

삼성그룹, 생산능력 확대에 수조원대 투자 … 세계 1위 론자 맹추격

SK그룹, 글로벌 CDMO 기업 인수 활발 … 백신 CDMO 사업도 두각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5.1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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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CMO 위탁 수탁 생산 공장 의약품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국내 재벌 기업들의 신사업 경쟁 무대로 거듭나고 있다. 수년 전 이 시장에 진출한 삼성그룹과 SK그룹이 글로벌 기업들을 맹추격 중인 상황에서 최근에는 CJ그룹에 이어 롯데그룹까지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본격화하며 재벌기업들 간 ‘헤비급 빅매치’을 예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00억 원 규모의 미국 뉴욕 동부 시러큐스 지역에 있는 BMS 공장을 인수한다. 인수 주체는 롯데그룹이 신설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법인을 설립한 뒤 증자를 통해 공장을 인수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공장뿐 아니라 장비, 전문가를 포함한 인력, 운영권 전부를 포함한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의약품 사업에 처음 뛰어들어 전문 인력과 제반 시설 등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BMS의 기존 시설과 인력 등을 모두 활용해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서 적응력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10년 동안 약 2조5000억 원을 투자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탑 10’ 바이오 CDMO 기업으로 키우는 것은 물론, 향후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롯데그룹보다 앞서 CJ그룹도 지난해 12월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을 통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 이하 바타비아)의 지분 75.82%를 2624억 원에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바타비아 대주주는 2대 주주이자 회사 경영진으로 남아 사업운영을 계속하며 CJ그룹의 일원으로 새로운 성장전략 실행에 매진한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2010년 설립한 회사로, 바이러스 백신 및 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 레이던(Leiden)에는 본사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이 있으며, 미국 보스턴에서는 R&D 센터를 홍콩에서는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바타비아의 기술 및 공정 개발 최적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상업화 단계에서 기존 기술 대비 생산 비용이 50% 이상 절감되고, 개발 기간이 6개월 이상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제품 안정성 향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재벌그룹이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30%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CDMO로 꼽히는 국내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4%에 달했다.

국내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2020년 기준)이 5% 수준이고, 케미컬 의약품 제조 및 판매가 주요 사업인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도 보통 10%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바이오의약품 CDMO는 마진율이 매우 높은 셈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이나 CJ그룹보다 먼저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 발을 들인 삼성그룹과 SK그룹은 현재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데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이 지난 2011년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으로, 불과 10여 년 만에 최상위권 기업들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 캐털란트, 써모피셔 등 상위 5개사가 전체 시장의 59.4%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세계 1위인 스위스 론자는 25%,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1% 수준이다. 아직은 론자가 다소 앞선 상황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어 순위 역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수요 증가에 대비해 2020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25만6000리터) 건설에 돌입했다.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 생산 능력은 총 62만 리터로 전 세계 CDMO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 론자의 생산량이 30만 리터 남짓인 점을 고려하면 독보적인 규모다. 회사 측은 올 하반기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해 내년에는 공장 전체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조50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5공장과 6공장을 설립,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SK그룹도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백신 분야 CDMO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어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SK는 2017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2018년 미국 앰팩(AMPAC), 2021년 프랑스 이포스케시(Yposkesi)를 차례로 인수하며 글로벌 입지를 빠르게 강화해 왔다. 2019년에는 글로벌 CD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를 설립했다.

올해 초에는 SK팜테코를 통해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Cell·Gene Therapy) CDMO인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에 3억50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3월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Yposkesi)를 인수한 지 약 9개월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의약품 시장에서 합성 바이오 신약과 혁신 바이오 신약 모두를 생산하는 글로벌 선도 CDMO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SK그룹의 백신 전문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글로벌 백신 CDMO로 발돋움했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CMO(위탁생산) 계약에 따른 원액 및 완제 생산과 미국 바이오 기업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CDMO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바이러스 매개체 CDMO를 시작으로 향후 CGT CDMO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생산 시설 확충에도 나선 상태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헬스코리아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제조업 전반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삼성과 SK가 수년간 투자해 온 CDMO 사업이 두각을 나타내자, 다른 재벌기업들도 바이오의약품 사업, 그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CDMO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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