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넘은 HK이노엔 ‘케이캡’ 中 시장 성공 가능성은?
만리장성 넘은 HK이노엔 ‘케이캡’ 中 시장 성공 가능성은?
유일한 경쟁자 ‘보신티’ 2년차 매출 100억대 … 직판 선택 다케다제약 마케팅 한계

‘케이캡’ 뤄신이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담 … 현지 인식 및 마케팅 전략 수립 유리

시장 안착 넘어 P-CAB 시장 주도권 확보 가능 전망 … “‘보신티’와 다른 양상 기대”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4.19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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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시 예정인 HK이노엔 ‘케이캡’(중국 제품명 : 타이신짠) [사진=HK이노엔 제공]
중국 출시 예정인 HK이노엔 ‘케이캡’(중국 제품명 : 타이신짠) [사진=HK이노엔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산 신약 30호 ‘케이캡’ (K-CAB, 성분명 : 테고프라잔·Tegoprazan)이 만리장성을 넘었다. 중국 시장에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의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약물이 판매되고 있으나, 아직 영향력이 크지 않은 데다 시장 환경도 ‘케이캡’에 더 우호적이어서 시장 안착은 물론, 경쟁 제품과의 주도권 다툼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은 최근 자사가 개발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최종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허가받은 적응증은 미란성 식도염이다.

회사 측은 ‘큰 즐거움을 돕는다’는 의미의 현지명 '타이신짠(泰欣赞)'으로 올해 2분기 중 중국 시장에 ‘케이캡’을 출시할 계획이다. ‘케이캡’의 중국 내 판매는 현지 독점 생산 및 유통권을 보유한 뤄신이 맡는다.

중국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보신티’(Vocinti, 성분명 : 보노프라잔·Vonoprazan)가 선점한 상태다.

다케다제약은 지난 2019년 12월 중국 NMPA로부터 ‘보신티’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 이듬해인 2020년 2분기 제품을 발매했다. 출시한지 2년 가까이 돼가는 셈인데, 매출은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으로 2020년 68만 달러(한화 약 8억 원), 지난해는 3분기까지 1078만 달러(한화 약 133억 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0년 글로벌 2위를 기록한 중국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엔 3분기 누계 기준 약 3조 1000억 원으로 미국(약 2조 8000억 원)을 넘어서며, 연간 기준 1위 시장에 등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이 전 세계의 약 20% 비중을 차지하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보신티’의 매출은 글로벌 기업인 다케다제약의 신약 성적표치고는 초라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P-CAB 계열 약물은 이미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우수한 효과와 시장성이 입증된 상태다. 2019년 출시한 ‘케이캡’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078억 원, 2015년 출시한 ‘보신티’(일본 제품명 : 다케캡·Takecab)은 일본에서 2020년 7억2500만 달러(한화 약 8954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P-CAB 약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인데도 ‘보신티’가 3조원 규모의 중국 항궤양제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마케팅 전략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헬스코리아뉴스와 통화에서 “다케다제약은 중국에서 파트너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보신티’를 판매하고 있다. 수입 의약품으로 허가받아 현지 생산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중국에서는 일본계 수입 의약품의 영업이 녹록지 않다. 다케다제약이 ‘보신티’를 수입 의약품으로 허가받아 중국 현지에서 직접 판매한 것이 저조한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다케다제약과 달리 현지 제약사인 뤄신을 통해 ‘케이캡’의 판매에 나선다. 제품 생산도 HK이노엔이 아닌 뤄신이 중국 현지에서 직접 한다.

국내 B제약사 관계자는 “‘케이캡’은 뤄신이 중국에서 직접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까지 직접 맡는다. 중국인 입장에서는 자국 기업이 만든 약을 판매한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며 “외국계 기업이 힘을 쓰기 힘든 시장인 만큼 HK이노엔이 현지 상황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뤄신은 중국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화기 분야 전문 회사로, 3000여 명의 영업 인력을 통한 대규모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러한 거대 영업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현지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케이캡’을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HK이노엔은 지난 2015년 뤄신에 9500만 달러 규모로 ‘케이캡’을 기술수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캡’은 중국 현지 제약사인 뤄신이 직접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만큼 수입 품목인 ‘보신티’와는 전혀 다른 시장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보신티’의 매출이 저조한 만큼, ‘케이캡’은 ‘보신티’를 추월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P-CAB 계열 약물은 유한양행의 ‘레바넥스’(Revanex, 성분명 : 레바프라잔·Revaprazan),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Fexuclue, 성분명 : 펙수프라잔·Fexuprazan), 다케다제약의 ‘보신티’ 등 4개 제품이 전부다.

중국에서는 ‘케이캡’과 ‘보신티’ 단 두 개 제품만 허가를 받은 상태다. 대웅제약은 현재 중국에서 ‘펙수클루’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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