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센다’에 먹힌 비만약 시장 … ‘와신상담’ 제약업계 신약 개발 몰두
‘삭센다’에 먹힌 비만약 시장 … ‘와신상담’ 제약업계 신약 개발 몰두
장기지속약물·마이크로니패치·복합제 등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

‘벨빅’ 퇴출 및 ‘콘트라브’ 부진으로 작아진 시장 입지 회복 ‘안간힘’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4.0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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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언스플래시]
[사진=언스플래시]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GLP-1 유사체 ‘삭센다’(Saxenda, 성분명 :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에 비만 치료제 시장을 내어준 국내 제약사들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 속속 나서고 있다. 그동안 도입 약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만큼 자체 신약 개발로 전략을 선회,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광동제약은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비만 치료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이번 협약에 따라 광동제약은 해당 제제의 공동 개발 추진과 함께 사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부여받는다.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에 20억 원 상당의 전략적 투자를 했으며, 세부 성과에 대해선 마일스톤을 협의하게 된다.

쿼드메디슨은 ‘다가 코팅형 마이크로니들’과 ‘즉각 분리형 마이크로니들’ 등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다양한 공동개발·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등이 출자한 라이트펀드의 지원을 받아 패치형 5가(DTwP-HepB-Hib) 백신도 개발 중이다.

기업은 물론, 정부와 글로벌 민간 재단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광동제약과의 비만 치료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에 대한 성공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주사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주사제는 투약이 불편한 것이 가장 큰 단점이어서 간편한 패치 제품이 등장하면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동제약은 신호전달 체계를 통해 지방세포 분화 및 축적을 억제하는 기전의 비만 치료 신약 ‘KD101’을 개발 중으로, 향후 이 신약에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접목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최근 자사가 개발 중인 SGLT-2 억제 계열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에 식욕 억제제 성분(프로젝트명 DWC202010)을 더한 복합 비만 치료제 ‘DWP306001’에 대한 임상1상 시험을 완료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국내에서 건강한 성인 남녀 24명을 대상으로 이나보글리플로진과 ‘DWC202010’의 약물상호작용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했다. 대웅제약은 앞서 지난 2020년 ‘DWP306001’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끝내고 지난해 임상1상에 돌입한 바 있다.

‘DWP306001’은 전임상 시험에서 업계 선두주자 품목보다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은 물론, 대사 증후군 지표까지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올해 ‘DWP306001’에 대한 임상2상 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휴온스의 계열사인 #휴메딕스는 이치엘비제약과 손을 잡고 GLP-1 유사체 계열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나서며 비만 치료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생산기술인 SMEB(Smart continuous Manufacturing system for Encapsulated Biodrug) 플랫폼 특허 기술을 활용해 비만 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제형 연구를 진행하고, 휴메딕스는 해당 기술을 이전받아 비임상부터 임상, 품목허가, 생산, 판매를 맡기로 했다.

양사는 시중의 향정신성 비만 치료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약리 기전과 혈당 관리 지속력을 높인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공동 연구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에는 휴메딕스는 기술 이전 및 독점 판권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게 되며 이에 대한 로열티를 에이치엘비제약에 지급하게 된다.

이 밖에 #한국비엔씨는 최근 GLP1 유사체 기반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 개발에 나섰으며, #유한양행은 올해 전임상 독성시험 완료를 목표로 지속형 비만 치료 신약 ‘YH34160’를 개발 중이다.

 

잘나가던 ‘벨빅’ 발암 위험으로 퇴출

‘콘트라브’, ‘삭센다’ 출시로 존재감 하락

‘삭센다’ 출시 전까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일동제약이 ‘벨빅’(Belviq, 성분명 : 로카세린·Locaserin)과 광동제약의 ‘콘트라브’(Contrave, 성분명 : 날트렉손/부프로피온·Naltrexon/bupropion)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벨빅’은 미국 아레나가 개발한 제품으로, 현지에서는 2012년에 발매됐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원개발사와 판권계약을 체결해 지난 2015년 출시했으며, 이듬해인 2016년 14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콘트라브’ 출시 이후에도 ‘벨빅’은 한동안 1위 자리를 수성했는데, ‘삭센다’가 등장하면서 매출은 빠르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벨빅’은 지난 2020년 초 암 발생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FDA가 ‘벨빅’의 임상연구 결과 암 발생 위험이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FDA 발표 이후 에자이(2016년 아레나로부터 ‘벨빅’ 권리 양수)는 안전상의 이유로 ‘벨빅’을 미국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서도 일동제약이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하면서 ‘벨빅’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콘트라브’는 광동제약이 지난 2016년 개발사인 오렉시젠 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제품이다. 출시 반년 만에 2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벨빅’을 추격, 비만 치료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성장세가 가팔라서 ‘벨빅’과 마찬가지로 단기간 내 블록버스터 반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출시 2년 만인 2018년 ‘삭센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였다. 광동제약은 동아에스티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반등을 노렸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 2020년 비만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강자인 알보젠의 ‘큐시미아’(Qsymia, 성분명 : 펜터민/토피라메이트·Phentermine/topiramate)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콘트라브’는 2018년 45억 원의 매출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은 26억 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벨빅’의 퇴출과 ‘콘트라브’의 부진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영향력은 크게 축소된 상태”라며 “그러나, 국내 제약업계에서 비만과 연관성이 큰 당뇨 치료제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비만 치료제 개발도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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