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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스위스 제약사 NLS 파마슈틱스(NLS Pharmaceutics)가 개발한 기면증 치료제 ‘퀼리언스’(Quilience, 성분명: 마진돌·Mazindol)가 2a상 중간 결과에서 그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주가는 하루새 약 30%가 급락했다.
임상 2a상 시험(시험명: NLS-1021)은 60명의 기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퀼리언스’와 위약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중간 결과는 환자 27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환자의 약 30%는 기면증1형(NT1) 진단을 받았으며, 과도한 주간졸림(EDS)과 탈력발작 증상을 보유했다.
중간 결과에 따르면, ‘퀼리언스’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퀼리언스’ 투여군은 EDS 발현율이 위약군 대비 감소했으며, 엡워스졸림척도(ESS) 기준 평균 39%가 개선됐다.
회사측은 “시험에서 관찰된 특별한 이상 반응은 없었으며, ‘퀼리언스’의 안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며 “2a상 시험은 연내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퀼리언스’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고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교감신경각성제 기반 치료제다. ‘퀼리언스’의 성분인 ‘마진돌’은 오랫동안 식욕억제제로 사용되어 왔으며,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는 이를 기반으로 ‘사노렉스’(Sanorex)라는 제품을 개발,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NLS 파마슈틱스는 지난해 5월 노바티스와 ‘마진돌’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NLS 파마슈틱스는 북미 시장에서 ‘마진돌’에 대한 독점 판권을 확보했다.
기면증은 수면의 중요한 조절자 역할을 하는 오렉신수용체2(orexin receptor 2)를 생성하는 뉴런의 오작동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퀼리언스’가 FDA의 승인을 받을 경우, 오렉신수용체2 작용제이면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최초의 기면증 치료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호재에도 16일(현지 시간), 나스닥에서 NLS 파마슈틱스는 전일 종가(1.76 달러) 대비 28.98% 급락한 1.25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 총액은 2124만 달러에서 1509만 달러로 약 600만 달러(약 72억 원)가 증발했다.
이는 ‘퀼리언스’의 임상 효능이 NLS 파마슈틱스가 몇 주간 2a상 시험의 중간 결과 발표 예고를 하며 부풀어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기면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중추신경 자극제 또한 도파민의 농도를 증가시켜 ‘퀼리언스’와 비슷한 각성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NLS 파마슈틱스는 중추신경계 장애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위스의 바이오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