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국내 연구진이 단원자층 수준의 거칠기를 가진 초평탄 구리박막을 이용, 구리의 산화 작동 원리를 이론과 실험에서 세계 최초로 규명해 주목된다.
부산대학교 정세영 교수, 성균관대학교 김영민 교수, 미시시피주립대학교 김성곤 교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7일 게재했다.
기존 연구에서 초평탄면을 갖는 박막의 실현은 어려운 주제였지만,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방법으로 단원자층 수준의 초평탄 구리박막을 구현하는데 성공, 산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초평탄 금소단결정 박막을 제조하기 위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박막 성장 장치를 ASE(atomic sputtering epitaxy)라고 한다. 기존 박막 성장장치를 순수 자체기술로 개조, 초평탄 박막을 대면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으면서도 장비 가격이 매우 경제적이기 때문에 향후 고가의 박막성장 장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등을 사용해 1년간 공기 중에 노출된 초평탄 구리박막을 관측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구리표면에서 관찰되는 자연 산화막뿐만 아니라 원자 한층 수준의 산화조차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산소가 구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에너지 변화도 계산했다. 표면 거칠기가 두 원자 층 이상일 경우 구리 내부로의 산소 침투가 쉽게 진행되는 반면, 완벽하게 평평한 면이거나 단원자층 일 때는 산소 침투를 위해 매우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때문에 상온에서는 산화가 일어나지 않는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초평탄 박막 표면에 존재하는 산소는 산소가 존재할 수 있는 자리의 50%가 차면 더 이상 다른 산소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밀어내어 산화를 억제하는 자기-조절 기능이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산업전반에 사용되는 구리의 산화 원인을 정확히 밝혔다는 점, 경제적으로는 나노회로 등에 사용되는 금을 구리 박막으로 전면 교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이 중요하다”면서 “또한 원자 한 층 수준의 박막을 성장하는 자체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으며,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가진 구리에 의한 금의 대체는 경제적 이점 및 장비 소형화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세영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구리 산화의 기원을 원자수준에서 규명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변하지 않는 구리의 제조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중견연구)와 집단연구지원(기초연구실)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