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펩타이드 접근성의 원거리 조절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고려대학교 강희민 교수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의 중합체로, 아미노산의 종류마다 체내에서 세포 수용체와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여러 가지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면역 반응으로부터 조직 치유에 이르기까지 체내에는 많은 단계의 반응이 존재하는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각각의 단계에 적절히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선 연구들에서 pH 조절, 초음파, 빛과 같은 외부 자극을 이용하여 면역 반응을 제어하고자 시도하였으나 가역적으로 세포 반응을 제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고, 사용된 외부 자극이나 소재가 생체 친화적이지 않아 생체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있었다.
또한, 생체 친화적인 외부 자기장을 이용하여 면역 반응 제어를 시도한 연구도 있었으나, 이는 펩타이드 접근성을 이분법적으로만 제어하여 다양하게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생체 친화적이고 다양한 모드를 가진 시스템으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하고, 신축성 연결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크기로 합성이 가능한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부착시켰다.
※ 신축성 연결체 : 수십 나노미터 길이의 폴리에틸렌 글리콜로 이루어진 폴리머로, 이를 이용해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함. 영구 자석의 위치 혹은 유무에 따른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 위치의 가역적인 제어를 위한 장치.
※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 : 초 상자성을 가진 나노 산화철(Fe3O4) 입자들의 집합체 소재로 필요에 따라 집합체의 크기를 제어할 수 있음. 초 상자성이란 나노입자의 자성체에서 보이는 성질로 자기장을 가하면 자화되어 자성을 가지지만, 자기장이 제거되면 자화가 소멸하여 자성을 잃는 성질로 원거리 제어에 있어서 필요한 성질.
연구팀은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동일한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 밀도의 생체 재료 표면에 부착시킬 때,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영구 자석으로 생체 재료 표면에서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 이에 따라 초기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 대식세포 (macrophage) : 대식세포는 초기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외부 환경에 의해서 M1 대식세포 혹은 M2 대식세포로 분극화함. M1 대식세포는 전염증성 특징을 가지고 있어 우리 몸을 침입한 세균을 방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M2 대식세포는 항염증성 반응과 조직의 리모델링에 관여함. 대식세포의 분극화 전환은 염증성 질환의 단계를 조절할 수 있기에 연구가 활발함.
연구팀은 다양한 크기의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와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영구 자석을 통한 가역적인 움직임을 통해 앞선 연구들의 한계점을 극복했다.
연구팀은 특히 본 연구를 통해 세포 수용체와 펩타이드의 결합을 제어하는 ‘접근 가능한 펩타이드 밀도’라는 새로운 파라미터를 제시, 면역 시스템 제어 후속 연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3월 12일(한국시간)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