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잔재, 70년 된 낡은 의료법 버릴 때”
“일제 잔재, 70년 된 낡은 의료법 버릴 때”
간호협회, 19일 수요집회 개최 ... “일본, 간호법-의사법 분리”

“여야 대선후보도 약속” ... “국회 간호법 제정 미루지 말아야”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01.19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협은 19일 국회앞에서 ‘70년된 일제의 잔재, 낡은 의료법 폐기하라’를 주제로 수요집회를 열어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대한간호협회 제공]
간호협회가 19일 국회앞에서 ‘70년된 일제의 잔재, 낡은 의료법 폐기하라’를 주제로 수요집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대한간호협회 제공] (2022.01.19)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간호계가 일제의 잔재인 70년 된 낡은 의료법을 버리고 대통령 선거 전에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간호협회는 19일 오전 11시 국회앞에서 ‘70년된 일제의 잔재, 낡은 의료법 폐기하라’를 주제로 수요집회를 열어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가운데 초록옷)과 간호사들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간호협회가 23일 열린 전국 간호사 결의대회에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2021-11-23)

간협은 지난해 11월 간호법 제정 촉구 전국 간호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두 달 가까이 매주 수요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9일에도 국회 정문 앞과 현대캐피탈 빌딩, 금산 빌딩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당사 앞 등 모두 5곳에서 대형보드와 피켓, 현수막을 이용한 집회를 진행했다.

간협 신경림 회장은 “대선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간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고, 국회에선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전 국회에서 간호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며 “우리가 두 달째 국회 앞에서 외친 정당한 요구에 국회가 답한 것은 참으로 기쁘고 반가운 소식으로 이제 간호법 제정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간협 신경림 회장이 19일 수요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간호협회 제공] (2022.01.19)

신 회장은 “국회가 간호법 제정에 두 팔 걷고 나선 것처럼 더 이상 일제의 잔재인 낡은 의료법의 굴레에 얽매일 수 없다”며 “70년 전에 만들어진 의료법으론 지금의 보건의료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을 위해, 간호의 미래를 위해 간호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경제선진국이지만 간호정책과 제도는 아직도 후진국으로, 후배들에게 낙후된 간호 시스템을 물려줘선 안 된다는 것이 간협의 주장이다.

신 회장은 “간호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46만 선배간호사들과 12만 간호대학생 모두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의료법은 1944년 일제가 태평양 전쟁을 위해 만든 ‘조선의료령’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일제가 만든 조선의료령이 제정되기 30년 전인 1914년 우리나라는 ‘산파규칙’과 ‘간호부규칙’을 제정해 ‘간호’란 이름의 독립적 법적 체계를 갖고 있었다.

간협에 따르면, 일제는 간호라는 독립적 법적 체계를 붕괴시키고 조선의료령을 만들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직군 전부를 하나의 법으로 묶어 놨다. 그 후 조선의료령은 광복 후 ‘국민의료법’으로 불리다가 1962년 ‘의료법’으로 변경돼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일제 잔재의 의료법이 70년째 존치된 셈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은 1948년 의료법에서 간호법과 의사법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간호사회 박인숙 회장
서울시간호사회 박인숙 회장

전국 시도간호사회 대표로 발언에 나선 서울시간호사회 박인숙 회장은 “초고령사회와 만성질환관리 등 예견된 미래를 대비하려면 70년간 정체된 의료법에서 벗어나 간호·돌봄체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간호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국회는 더 이상 직역 간의 갈등을 이유로 간호법 제정을 미뤄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법안심사소위 이후 50여 일간의 침묵 끝에 간호법 제정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국회의 본문을 망각하지 말고 간호법 제정을 바라는 염원의 목소리를 들어 조속히 움직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 간호대학생 대표로 나선 간호법비상대책본부 정책국 정다움 학생(고신대)도 “두 대선후보께서 간호법 제정에 앞장서주시고, 국회의원들께서도 대선 전 간호법을 제정하겠다는 기자회견도 열었다”며 “초고령사회, 만성질환자에 대한 건강관리와 돌봄 골든아워를 놓치지 않도록 반드시 대선 전에 간호법을 통과 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간호법이 없어 원치 않는 불법의료현장을 마주하고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며 “나이팅게일 선서에 진실로 응답할 수 있게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간호사, 간호대생들은 신경림 회장과 함께 ‘70년된 낡은 의료법’이라 쓰인 책자 모형을 ‘의료법은 일제의 잔재, 폐기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진=간협 제공]
19일 간호사와 간호대생들이 신경림 회장과 함께 ‘70년된 낡은 의료법’이라 쓰인 책자 모형을 ‘의료법은 일제의 잔재, 폐기물’이라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간협 제공] (2022.01.19)

간호사, 간호대생들은 신경림 회장과 함께 ‘70년된 낡은 의료법’이라 쓰인 책자 모형을 ‘의료법은 일제의 잔재, 폐기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퍼포먼스는 ‘간호사는 있지만 간호법은 없는 나라’ 현수막을 배경으로 한 트러스 앞에서 진행됐다.

간호사, 간호대생들은 집회가 끝난 후에도 직접 대국민 성명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간호법 제정 필요성을 알렸다. 수요 집회 현장은 매주 수요일 유튜브 채널 ‘KNA TV’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며 누구나 시청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