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2세 최성원 부회장, 당당한 목표 외친지 9년째지만
[헬스코리아뉴스 / 정우성] 광동제약 최성원(51) 대표이사 부회장은 창업주 최수부 회장이 2013년 타계하면서 경영권을 승계했다. 그가 취임하면서 내건 목표는 ‘2020 Triple1(기업가치 1조 원, 매출 1조 원, 영업이익률 10%)’다.
2016년부터 연결 기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제약업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 부회장 취임 9년 차인 2021년 현재도 광동제약은 이익률과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광동제약은 17일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서 상반기 매출액 6270억 원과 영업이익 177억 원(이익률 2.82%)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 규모에 비해 이익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매출액 6233억 원과 영업이익이 247억 원(3.96%)을 달성한 지난해 상반기보다 후퇴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자 광동제약은 이날 주가도 최근 1년 내 최저치(8110원)에 가까운 82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격적 신사업 진출, 구체적 성과 나타날까
광동제약은 청심원, 쌍화탕, 제주 삼다수, 옥수수 수염차, 비타500 등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제품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회사 내실 키우기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 대상 제품은 기본적으로 고부가가치 의약품에 비해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다. 이익률을 높이려면 판매 가격이 높은 제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광동제약도 제약사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여성 성욕장애 치료 신약 바이리시(성분명 브레멜라노타이드)의 국내 가교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지연된 시험을 올해 속도를 내는 것이다. 시험은 내년 2월까지 진행하고 같은 해 출시가 목표다.
바이리시는 광동제약이 미국 팰러틴 테크놀로지스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다.
작년 5월에는 바이넥스와 바이오 신사업, 합성 의약품사업 등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미국 CAR-T 개발회사 페프로민바이오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앞서 이 회사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신약 후보물질 ATB-346의 국내 판매를 위한 계약을 캐나다 안티베테라퓨틱스(Antibe Therapeutics)와 체결한 상태며, 이밖에 치매, 비만, 비타민D 결핍 등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배구조·사업 부문 전반 개편 필요
광동제약의 시가 총액은 4340억 원으로 코스피 382위다. 최 부회장이 목표로 한 시총 1조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주식은 꿈을 먹고 산다’는 증권가 격언처럼 미래 기업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야 하고 그러려면 결국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해야 한다.
매출 절반 이상이 생수(32%)와 비타500 등 음료(25%)인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16%에 불과한 병원 대상 의약품 매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최대주주인 최 부회장(6.59%)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17.64%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다. 최 부회장이 기업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서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도 준비해야 할 절차다.
한편, 광동제약은 제주개발공사와 체결한 삼다수 유통계약 연장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당장 내년부터 1조 매출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다수는 광동제약이 소매 부분을, LG생활건강이 비소매 부분을 맡고 있는데 오는 12월 계약이 종료된다. 제주개발공사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 소매·비소매를 통합해 유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