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민주] 장시간 안면 마스크 착용이 피부의 생화학적 지표에 변화를 일으켜 트러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은 피부 환경 변화와 세균 증식 등이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과학적 근거와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었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이한준) 피부과 유광호, 김범준 교수와 한혜성 전공의 연구팀은 최근 의료 종사자들의 안면 마스크 착용 후 피부에 미치는 생화학적 변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건강한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수술용 마스크 또는 보건용 마스크(KF94)를 착용하기 전과 후에 피부 수분량, 경피 수분 손실량, 피부 홍반, 피지 분비량, pH, 피부 온도 등의 변화를 측정하고 해당 요인들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마스크에 가려지는 양 볼과 코끝은 마스크 착용 시 노출되는 이마와 미간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부 수분량, 경피 수분 손실량, 피부 홍반, 피지 분비량, pH, 피부 온도 등 관찰 요인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변화는 마스크 착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보건용 마스크(KF94)를 착용한 경우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보다 변화 정도가 더 심했지만,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안면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 피부의 생화학적 지표에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피부 습도, 온도 및 피지 분비량이 증가하며, 피부 장벽 손상 지표인 경피 수분 손실량과 pH가 증가해 장기간의 마스크 착용이 피부 장벽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한혜성 전공의는 "최근 장시간 안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안면 부위에 소양증과 염증성 병변 등 모낭염과 피부 트러블이 발생해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발생 원인을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대병원 피부과 유광호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안면 마스크 착용이 새로운 일상이 되어버린 현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안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다양한 피부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근거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 학술지인 '유럽 접촉 피부염 학회지'(Contact Dermatitis)d에 'Changes in skin characteristics after using respiratory protective equipment(medical masks and respirators) in the COVID-19 pandemic among health care worker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는 중앙대학교 교원 연구과제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