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항암제 시장서 보여주는 이유 있는 '자신감'
보령제약, 항암제 시장서 보여주는 이유 있는 '자신감'
특허심판원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포말리스트' 특허 회피 성공

우선판매품목허가 요건 확보 …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 '청신호'

항암제 매출 1000억원 단기 목표 … 신약 R&D 통한 중·장기 전략 '순항'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1.03.0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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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제약이 '카나브'(피마사르탄) 패밀리를 완성한 이후 항암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매출이 가장 많은데, 이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관련 사업 확장에 주저없이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령제약은 세엘진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포말리스트'(성분명 포말리도마이드)의 특허인 '4-아미노-2-(2,6-디옥소피페리딘-3-일)이소인돌린-1,3-디온의 제제'에 대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최근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청구성립 심결을 받았다.

이번 심결로 보령제약은 '포말리스트' 제네릭을 가장 먼저 신청할 경우 9개월 동안 해당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됐다.

'포말리스트'는 세엘진이 지난 2014년 국내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제품이다. 다발골수종의 3차 치료제에 사용한다. 연간 매출액은 100억원을 밑돈다.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은 시장이라는 얘기다. 실제 '포말리스트' 특허에 도전장을 낸 제약사는 보령제약과 광동제약 단 두 곳뿐이다. 광동제약 역시 보령제약과 같은 날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청구성립 심결을 얻어냈다.

이처럼 시장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보령제약이 과감히 '포말리스트' 제네릭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 1위 항암제 회사로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약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령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항암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규모는 800억원 정도다. 다른 품목군에 비해 큰 편은 아니지만, 오리지널 위주의 항암제 시장에서 제네릭을 주요 품목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은 회사 측이 항암제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제네릭 위주의 사업 구조이다 보니 다양한 병용 약물을 확보하는 것이 매출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다. 

'포말리스트'는 1차 약제인 얀센의 '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에 실패하고 2차 약제인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보령은 보르테조밉 성분의 '벨킨주'를 보유하고 있어 '포말리스트' 제네릭을 출시할 경우, 향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5월 항암제 독립 사업부인 'ONCO'(항암)를 신설하고, 항암제 사업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별도의 항암제 사업조직을 만든 것은 보령제약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젬자'(젬시타빈염산염), '제넥솔'(파클리탁셀), '젤로다'(카페시타빈) 등 주력 품목 중 상당수가 다른 회사로부터 도입한 상품이어서 자체 제품에 대한 갈증이 큰 상황. '포말리스트' 제네릭 시장 진출은 항암제 시장에서 홀로서기를 위한 단기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보령제약은 시장 진입 속도가 빠른 제네릭뿐 아니라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항암제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1세대 항암제인 '도세탁셀'의 개량신약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도세탁셀 항암제는 약물의 특성상 부작용의 발현 가능성이 높고, 약물 자체의 난용성인 성질을 개선하기 위해 가용화제와 알코올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약물을 복용한 환자는 술을 먹은 것 같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보령제약은 알코올 없이도 용해가 가능한 약물을 개발했다.

보령제약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가장 최근에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와 세계 최초 나노입자 항암제 'SNB-101'(성분명 나노화 SN-38)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보령제약은 제품 발매 후 10년간 'SNB-101'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15개국 독점 판매권과 관련한 추가 계약 체결도 현재 협의 중이다.

'SNB-101'은 이리노테칸의 항암 활성 성분 'SN-38'을 주성분으로 하는 세계 최초의 나노약물전달 의약품이다. 이리노테칸은 인체에 투여 시 전체 투여량의 약 5% 정도만 활성형 'SN-38'로 변환돼 항암효과를 나타내며 'SN-38'로 변환되지 않은 이리노테칸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SNB-101'은 'SN-38'만 직접 투여 할 수 있어 치료효과는 크게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자체 항암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후보물질은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BR2002'이다. 'BR2002'는 단백질 효소인 'PI3K'와 DNA 관련 마커인 'DNA-PK'를 이중으로 차단하는 신규 기전의 약물로,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1상 시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아직 적응증을 공개하지 않은 항암 신약후보 물질 'BR2006', 'BR2007'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회사인 바이젠셀을 통해서도 ▲항원 특이 세포독성 T 세포(CTL)를 이용한 맞춤형 T세포치료제 '바이티어'(ViTier) ▲범용 면역억제 세포치료제플랫폼 기술인 '바이메디어'(ViMedier) ▲감마델타 T세포 기반 범용 T세포 치료제 '바이레인저(ViRanger)' 등 3종의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항암 신약을 개발 중이다.

바이젠셀의 주요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은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 급성골수성백혈병 면역세포치료제 'VT-Tri(1)-A' 등이다. 'VT-EBV-N'는 현재 임상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어 임상2상 완료 후 조건부 품목 허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VT-Tri(1)-A'는 올해 임상2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제약은 항암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현재 기반을 다지는 단계로, 아직은 제네릭과 도입 품목의 중요도가 큰 상황이다. 우선 항암제로만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이 회사의 단기 목표"라며 "R&D를 통한 중·장기 계획도 착실히 수행하고 있어 항암제 시장에서 향후 성장 잠재력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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