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난임치료 후속연구 난항 예고
한의약 난임치료 후속연구 난항 예고
한의계 “난임 해결위해 함께 고민해야”

의료계 “근거 미약 … 지원 중단 촉구”

복지부 “난임 연구 지속적 지원할 것”
  • 박정식
  • admin@hkn24.com
  • 승인 2019.12.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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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한의계가 한의약이 난임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첫 임상결과를 발표했지만, 후속 연구로 이어지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의료계가 임상결과에 대해 안전성과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의학과 협진한 한의약 난임치료 후속연구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동국대 한의대 김동일 교수가 26일 국회에서 토론회에서 한방 난임치료 효과를 규명한 임상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동국대 한의대 김동일 교수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방 난임치료 효과를 규명한 임상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한의대 김동일 교수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 관련 토론회’에서 한약(온경탕과 배란착상방)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를 규명한 임상연구 결과 발표와 함께 대조군 연구 등을 함께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한의약 난임치료는 14.44%의 임상적 임신율을 보였으며, 임신 유지율은 7.78%로 나타났다”며 “이는 의과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공수정 13.9%와 비교하면 한의약 난임치료가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한의약 난임치료 임상연구는 난임을 겪고 있는 여성 90명을 대상으로 했다. 시작은 100명이었으나 심경의 변화, 연락두절 등의 이유로 10명이 중도탈락했다. 90명에게는 한약 복용과 함께 침구 치료를 병행하는 한의약 난임 시술을 시행했다. 실험 주기는 4개월 한의약 난임치료 시술, 3개월 관찰로 총 7주기 동안 임신 결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90명 중 13명이 임신을 해 14.44%의 임상적 임신율을 기록했다. 13명 중 7명은 임신을 유지해 임신 유지율은 7.78%로 나타났다. 6명은 유산했지만, 출산된 7명의 아이들은 모두 건강한 상태로 태어났다.

김 교수는 “연구종료 2개월 내에 임상시험에 참여한 참가자 중 자연임신을 자발적으로 보고한 대상자가 3명 더 있었다”며 “이들을 포함하면 임상적 임신율은 더욱 올라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의학 난임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결과물이며, 보완적 치료 또는 일차의료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현대과학적 기준으로 검증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연구의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정했다.

그는 “RCT(무작위대조시험)가 아니어서 제한적이었다”며 “현실적으로 난임환자에게 RCT를 하기는 어려워 추가연구가 필요한 만큼 향후 한의학과 의학 간 비교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임치료라는 것이 단순히 임신율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 건강한 아이를 출생할 수 있는 출생률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은 의과와 한의과 모두 같은 입장”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이를 해결해 나가야할지 함께 고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희대학교 한의대 이진모 교수 역시 “향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한의학과 의학이 연구를 같이 할 수 있도록 이번 연구가 기반이 됐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의료계는 한의계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대해 유산율이 높으며, 안전성과 효용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는 중단돼야 한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연세대 의대 최영식 교수가 26일 국회 열린 토론회에서 한의학 난임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에 반박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최영식 교수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의학 난임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대 최영식 교수는 “한의약이 난임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는 전향적으로 봤을 때 케이스 시리즈”라며 “근거가 미약하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한의학이 제시하는 임신율은 14.44%이지만 이는 7주에 걸친 시험 결과”라며 “이를 주기별로 나누면 임신율은 2%에 불과하며, 이 수치는 치료를 받지 않은 난임 환자의 주기별 임신율 2~4%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안전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유산율 38%, 자궁외임신이 7.7%가 나왔다”며 “미국 데이터에 의하면 체외수정시술의 경우 환자 유산율이 16%, 자궁외 임신은 0.5% 수준이기에 한의약 난임치료에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차의과대학 류상우 교수는 “한의약 난임치료는 7개월 동안 7번의 자연임신을 시도한 것”이라며 “만약 환자들이 7개월간 인공수정을 시도했다면 2~3번은 했을 것”이라며 “4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과 6억이라는 연구비를 갖고도 200례의 케이스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의학과의 난임치료 연구 협업에 대해 의료계는 다소 부정적인 뜻을 드러냈다. 더불어 정부에서 지원 중인 한방난임 치료사업에 대한 중단을 촉구했다.

류 교수는 “연구가 잘 디자인되고 퀄리티를 갖췄다고 판단됐을 때 (협업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춘여성의원 이준혁 원장은 “한의사들은 임신 중인 산모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한약의 효능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이 정도 결과물로 국민 세금인 정부지원을 통해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일단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한의약 난임치료 임상시험 결과를 두고 한의계와 의료계가 상반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한의계와 의료계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복지부 이창준 한의약정책관은 “난임치료의 경우 (의학과 한의학간의) 융합·통합과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의계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말해줬기 때문에 복지부에서는 산부인과와 한의계가 함께 추가적으로 연구를 계획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의료계가 협조하지 않으면 후속연구가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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