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의료계 매도한 PD수첩 사과하라
<성명> 의료계 매도한 PD수첩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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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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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보도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진실 외면하고 의료계 매도한 PD수첩 사과하라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는 MBC ‘PD수첩’이 지난 14일 방송한 [억울한 병원비, 두 번 우는 환자들] 제목의 프로그램이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허점은 간과한 채, 의료인과 의료기관들이 불법이득을 취하기 위해 진료비 부당청구를 일삼는 범법자인 것처럼 매도한 데 대해 심히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의사가운을 벗고 싶은 통한의 심정으로 동 보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국가가 한정된 보험재정으로 전 국민에게 보험혜택을 주려다보니 불가피하게 보험대상이 제한되거나 범위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데,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급여기준을 초과해 진료한 것이 과다청구가 되고, 더 나아가 범법행위인 양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비참하고 개탄스럽다.

먼저, 방송에서 다뤄진 백혈병 환자의 과다진료비 문제의 경우 지난 2006년 12월 발생한 성모병원 백혈병 사태와 동일한 문제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에 있는 사건이다. 아직 책임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보도를 함으로써 다시 한번 의료계를 비도덕적인 집단인 양 매도했다.

성모병원 백혈병 사태 이후 정부(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임의비급여가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시인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PD수첩은 본질적인 문제인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의사와 의료기관이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 부당청구를 일삼고 있는 것처럼 오도했다.

무엇보다도, 보도에서 문제 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청장 허가를 받지 못한 치료(474만원)와, 별도 산정이 불가한 항목(677만원) 등은 이미 복지부가 개선을 약속하고 개선 추진 중에 있으며, 보도상의 사례는 이미 백혈병 사태 이전에 발생한 문제로 정부에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약속한 사항인데, 방송에서 의료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몰이용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화염상모반 환자의 과다진료비 문제에 대해서는 치료방법, 치료장비 등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의료기관이 마치 50배의 과잉이득을 고의로 취한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

특히 현재 적용중인 수가(자-13 피부레이저광선치료, 23,150원~60,000원)는 과거 20여년전 자료를 토대로 책정되어 레이저 장비 원가(1억원 정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화염상모반에 대한 치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수가인 바, 의료계에서는 정부에 현실적인 수가 반영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었다.

이같은 의료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부는 급여 확대를 위한 선심성 정책을 남발해, 원가에도 못미치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를 책정하여 의사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왔다.

이렇듯 MBC PD수첩에서는 부당청구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과 해당 의료기관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환자의 입장만을 편파 보도해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해 모든 원인을 의료계의 부도덕성으로 귀책시키는 중대한 잘못을 범했다.

의료인들은 그동안 환자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 하나로, 저수가 및 불합리한 급여기준 등 건강보험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왔다. 건강보험에서 허용하는 제한된 의료만으로 모든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의사들은 비록 건보법상 급여기준을 초과하더라도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길을 택하고 있다.

물론 명백히 고의성이 있는 허위청구는 의사협회에서도 반드시 근절해야 하며 내부적으로 자체정화에 앞장서고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이런 의사는 전체 중 극소수에 해당한다. 특히나 종합병원에서 월급을 받는 봉직의들의 경우 보험급여 이외의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개인이 취할 이득이 전혀 없다. 그저 최선의 진료를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러나 의사들에게 돌아오는 현실은 어떠한가. 자신의 호의호식을 위해 환자를 상대로 부당청구하는 비도덕적 집단인 것처럼 매도당할 뿐이고, 소신껏 진료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환자와 의사간 불신의 골만 깊어져가고 있다. PD수첩의 이번 방송으로 인해 전체 의사와 의료기관의 신용 그리고 명예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언론의 자유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취재와 보도의 기본덕목이라 할 수 있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벗어나고 ‘진실’의 바탕에 서지 않은 성급한 보도로 국민 알권리는 커녕 도리어 국민에게 혼란만 초래한다면 이런 식의 언론 자유는 보호받을 가치가 없어진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보도가 나가기 전 PD수첩 제작진과 1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현 보험급여시스템의 모순점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함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또한 모 종합병원 측과도 2시간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자문을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방송은 의료현실에 대한 문제점은 제쳐놓고, 겉으로 드러난 단편적인 결과들만을 선정적으로 편집해 내보냈다. 다분히 의도를 갖고 편파 보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MBC는 현재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같은 시점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임무와 역할에 더 충실하진 못할망정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인기만을 의식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공정성을 잃은 편파방송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모습은 그리 현명해보이지 않는다.

이번 방송으로 인한 의료계의 공분이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늦기 전에 PD수첩은 동 보도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크나큰 상처를 받은 10만 의사들과 혼란에 빠진 국민 모두에게 즉각 사과하고, 보도에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원인인 현행 건강보험의 문제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 조속히 정정보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의사협회는 응분의 법적인 대응책을 강구하는 등 보다 강력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다.

의사가 급여기준에 맞춰서만 진료해야 하는 현 상황은 법적으로는 타당할지 몰라도 의료윤리와 양심의 거울에 비춰볼 때 절대 옳지 못한 것이고 의료 본연의 의미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09. 4. 16.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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