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봄만 되면 찾아오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매우 심각하다. 몇 년전 이런 알레르기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유전자 조작미(米) 개발이 야심차게 진행됐으나 유전자 조작품종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장될 운명에 처해졌다.
꽃가루 알레르기 완화미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삼나무 화분에 들어 있는 단백질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쌀에 주입한 신품종. 쌀을 먹으면서 서서히 몸을 알레르기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으로 증상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농림수산성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 격리된 농장에서 쌀을 재배해 쥐나 원숭이등을 이용한 실험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보통 쌀을 먹은 쥐와 비교해서 완화미를 먹은 쥐는 재채기 회수가 3분의 1로 감소했다.
농림수산성은 당초, 건강에 좋은 특정 보건용 식품으로 상품화할 예정이었으나 후생 노동성의 반대로 무산됐다. 의약품으로 사용되려면 임상시험을 거쳐 효능이나 부작용의 유무, 복용량을 엄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신약으로서 인가를 받으려면 임상시험의 노하우를 지닌 제약회사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후생 노동성의 지적 후, 농림수산성 산하 연구소는 공동 개발 제약사를 찾았으나 선뜻 나서는 회사가 없었다. 쌀과 같은 일용 식품이 의약품의 인가를 받은 전례가 없고, 임상시험에는 수십억엔 규모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또 유전자 조작 식품이 자칫 소비자의 반발을 싸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한 몫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농림수산성은 지난해 꽃가루 알레르기 완화미의 보조금을 동결하였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연구를 거듭해 오던 연구소 측은 독자적인 예산으로 재배를 계속했지만 올들어 마침내 재배를 중단했다.
뜻있는 사람들은 일본 국민이 해마다 겪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이 막혔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