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억 형성 핵심 단백질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강봉균교수는 세포생물학술지 ‘셀’ 17일자에 실린 논문을 통해 “우리 뇌가 어떤 정보를 장기간 기억하려면 신경세포에 CAMAP라는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강 교수팀은 바다달팽이 신경세포를 자극하자 CAMAP 단백질이 분비돼 시냅스에서 핵 안으로 직접 이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CAMAP가 핵 안으로 들어가자 기억 형성 주요 유전자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다음에 CAMAP를 억제시켜 봤으나 기억 형성 유전자가 활동하지 않았다. 결국 CAMAP가 정보를 시냅스에서 핵으로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시냅스는 뉴런이 모여 있는 곳, 즉 뇌· 척수의 회백질· 신경절 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한 가닥의 신경섬유는 많은 가지로 나뉘어 수많은 뉴런과 시냅스를 만들고 또 하나의 세포체에는 많은 신경섬유로부터의 분지가 시냅스를 만들어 접촉되어 있다. 우리가 보고 들은 정보는 신경세포를 거쳐 뇌로 전달되며 이 정보가 시냅스를 거쳐 신경세포 안에 있는 핵으로 들어가면 기억 형성에 필수인 유전자가 활동을 시작한다. 이 과정이 장기간 원활하게 이뤄질수록 정보를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물질이 정보를 시냅스에서 핵으로 전달하는지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 없다.
강교수는 “CAMAP를 비롯해 장기기억 형성물질의 기능을 알아내면 기억력을 조절하거나 두뇌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마크 피터만과 하비 피시만 박사팀이 텍사스에서 개최된 생물물리학 학회에서 1㎠의 실리콘 칩에 4개의 시냅스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해 인공지능으로 기억을 되살리거나 저장하는 꿈이 현실화되는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