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간호사 처우 이대론 안 돼”
“을지병원, 간호사 처우 이대론 안 돼”
을지병원 간호사 A씨 “근로기준법 지키고 병원근로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10.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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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병원 간호사 A씨.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을지병원 간호사들이 병원측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본지는 25일 ‘근로기준법 준수와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보름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측 중 간호사 A씨를 만나 근로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능력부족하면 시간 외 근무수당 쓰지마라”

간호사 A씨는 이번 집회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근로자들이 부당한 환경과 속에서 일하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답했다.

A씨는 먼저 시간 외 근로수당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는 “을지병원 간호사들은 업무준비로 불가피하게 일찍 출근하지만, 그 시간에 대해서는 시간 외 근로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퇴근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1시간 이상의 연장근로에 대해서만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시간 미만의 연장근로에 대해 수당을 신청하면 부서장들은 ‘1시간 이상은 돼야 한다. 본인의 업무능력이 부족해 발생하는 연장근로는 신청하지 말라거나 시간을 줄여서 적으라”한다며 제대로 된 수당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서울 을지병원 노조가 25일 집회에서 시위하고 있는 모습.

“쉬어라 … 창고에서 접이식 의자로”

A씨는 휴식시간 보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측에서는 휴식시간을 보내라고 하지만, 화장실을 가거나 식사할 시간도 없는데, 쉬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휴식 공간에 대한 문제도 언급했다. A씨는 “접이식 의자를 창고에 두고 쉬라고 한다”며 “너무 억지스러운 처사”라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부서장들도 알지만, 개선하려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근무환경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면 간호부에서는 ‘뭐 다른 병원에서도 그러는데 왜 유별하게 그러냐?’”라는 반응이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탄생한 배경으로는 인력 부족이 꼽혔다. A씨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너무 비현실적”이라며 “경력간호사들은 자신의 업무뿐 아니라 신규간호사들의 업무도 살펴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이 지연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며 “병원측이 인력을 충분히 뽑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생리휴가·출산휴가 눈치 보며 … 사비 털어 물품구입도

A씨는 “생리휴가, 출산휴가 등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눈치 보며 못 내고 있다”며 여성 근로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자비를 털어 병원 소모품을 사는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근무복과 간호화를 2년에 1번만 지급하고 있으며, 일부 소모품은 사비나 병동 회비로 사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다른 병원 지인들에게 말하면 ‘너희 병원 왜 그래’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 서울 을지병원 노조가 25일 집회에서 시위하고 있는 모습.

“노조에 관해 아무것도 몰라요”

병원측은 노동조합 가입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그는 “병원측은 신규간호사들에게 ‘누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라고 하면 월급관리를 부모님이하니까 조합비 공제를 부모님께 확인해야 한다고 하면서 조합가입을 거절’라하고 지시했다”며 “‘병원에 오래 다닐 거 아니냐’며 탈퇴를 종용했다”고 털어놨다.

병원측의 노동조합 가입 개입은 학교까지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씨는 “학교에서도 취업할 때 노동조합에 관련된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알려 준다”며 “물론 대답은 ‘노동조합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병원측이 병원근로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병원측은 교섭장에서 얼굴만 비추고 아무런 준비 없이 왔다”며 “병원의 중심에 있는 환자의 안전을 위한다면 간호사를 비롯한 직원들의 복지와 처우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재단측에 사태 해결을 위해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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