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은 부분 터트려야 새살 돋아”
“곪은 부분 터트려야 새살 돋아”
김춘길 치기협 회장, 민원제기와 일간지·방송 홍보로 치협 압박
  • 김정교 기자
  • admin@dttoday.com
  • 승인 2016.02.28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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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길 치기협회장

치과기공사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청와대 민원제기와 대국민 홍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섰다. 대한치과기공사협회는 지난 20일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보철물 제작의뢰서에 급여/비급여 표시를 명기토록 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 정책 추진을 위해 회원 1인당 3만원의 특별성금을 모금키로 했다. 특별성금까지 모으며 이 일을 강행하는 이유를 김춘길 치기협회장으로부터 듣는다.

- 보철물 제작의뢰서에 급여/비급여 표시를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보험보철 수가 산정과정을 보면 치과의사의 행위 분류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되어 있는 반면 제작을 하고 있는 치기공사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재제작이나 수리, 작업과정에서 소요되는 작업물까지 치과기공소에서 대부분의 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에서 의료수가 대비 기공료는 30%로 보고되고 있고, 저렴한 기공료 지불은 불량 보철물 제작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30%의 기공료를 받는 기공소는 없고, 틀니 수리의 경우 보험에 비용이 책정돼 있음에도 3년 이내에는 대부분 청구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쌓여 기공소의 경영을 어렵게 하고, 신규 기공사의 70%가 기공계를 떠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또한 불량 보철물이 국민 구강보건에 위해가 됨은 당연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보철물 제작의뢰서에 급여/비급여 표시를 하는 외에는 없다.”

- 대개 보험 급여가 되지 않는 진료비가 급여 진료보다 비싼데, 보험급여라고 명시하면 기공소에서 받을 금액이 오히려 적어지지 않는가.

“그것이 치과기공소의 어려운 여건을 극명하게 말해주는 부분이다. 물론 일반적인 경우 급여 진료비가 비급여 진료비보다 낮다. 그러나 보철물의 경우 그동안 물가변동에 의해 오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깎여옴에 따라 지금은 10년도 더 옛날의 가격으로 떨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의료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수가가 오히려 일반 수가보다 높은데다 심평원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보철물에서 기공행위가 차지하는 비율까지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보험급여 기공물이라고 명시하면 낮은 일반 보철물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기공행위 비율에 맞게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그 비용에 맞는 재료를 사용해 보철물을 제작하게 되므로 국민의 입장에서는 보철물의 질을 담보할 수 있게 되고 기공사는 적적한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치기협 대의원들이 총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 그렇다면 그동안 정부에 그런 건의를 해왔을 텐데.

“당연히 해왔고, 복지부에서는 그렇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혀왔다. 기공사가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행위료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복지부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치협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것을 받아오라고 하는 것이다. 기공사 행위 분리고시든 급여/비급여 명시든 치협의 합의를 받아와야 정부도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 이해당사자와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은 이해가 된다. 그래서 치협과 합의는 어떻게 됐는가.

“제가 회장이 된 지 2년이 넘었고, 노인 틀니와 같은 보철물 보험급여가 시작된 지도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치협에 헤아릴 수 없이 면담 요청을 했지만 지금까지 얼굴 한 번 볼 수 없었다.

치과계 4개 단체 중 3개 단체는 소통이 잘 된다. 3개 단체장이 모임도 하고 있는데, 우리가 모이면서 치협에도 공문을 보내 같이 모이자고 했으나 나오지 않는다.”

-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 2년 동안 대화를 시도했지만 제 임기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치과계 내부의 치부가 드러날 수도 있지만 이제는 상처가 나더라도 곪은 부분은 터트려야 새살이 돋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치협이 대화에 임할 때까지 단계적으로 압박할 것이다.

우선 복지부는 기본이고 청와대와 감사원, 총리실 등에 계속 민원을 제기하려고 한다. 이것은 경영자회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이제는 협회 차원에서 전 회원과 20개 대학 학생까지 연대해 장기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노동·시민단체와도 연계해 보철물 기공료를 적정가격으로 바꾸도록 대국민 호소를 할 것이다. 14~18만 원대를 주고 만든 보철물에서 100만원을 시술료로 가져가는 것을 국민이 인정하겠는가.

대한노인회와 한국노총 등 거대 단체와도 3월부터 만나기로 했다. 차례차례 만나 불합리한 점을 설명해 도움을 받을 것이고, 20대 국회가 열리면 여기에도 개선을 요구할 것이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아·태 7개국 기공사 회장도 급여/비급여 명시에 동의했고, 국내 8개 의료기사 단체도 기공사의 권리 주장에 동의해 지원을 약속했다.”

총회에서 인사를 하는 김춘길 회장.

- 지난번과 같은 언론 홍보도 생각하고 있는가, 설명해 달라.

“1, 2, 3단계로 해나갈 것이다. 1차로 지난번에 보건의료계 전문지 4개만을 대상으로 알렸으나 추후 2배, 4배의 매체로 확대해 치협이 문을 열 때까지 여론화할 것이다. 단계별로 치과의사가 우리 몫을 인정할 때까지 직접 전 국민에게 알릴 것이다. 한 번에 모두 할 수도 있지만 치과계 내부에 너무나 망신스런 일이므로 단계별로 하겠다는 것이다.

보건의료계 전문지만으로 반응이 없으면 일간지와 방송 홍보도 단계별로 준비하고 있다. 치협이 문을 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이다.”

- 일간지나 방송 홍보를 위해선 재정이 필요할 텐데.

“이번 총회에서 일간지나 방송 홍보비용도 회원이 갹출해 진행토록 의결해 줬다. 회원 1인당 3만원의 성금을 갹출하고, 일부는 협회에서도 재정을 보탤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학술대회와 대규모의 국제 전시회, 임원들의 절약 등으로 예비비를 5억원 정도 만들어 놨다.”

- 치협과 관계개선 여지는 없는가.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만나야 관계를 개선하든 말든 하지 않겠나. 3년 임기 중 2년을 못 만났고, 내부에서는 안 되니까 대국민 호소로 직접 나가게 된 것이다. 기공사는 기공료를 직접 받기를 바라고 기공행위 분리고시나 급여/비급여 고지도 원한다.

이것은 결국 치과계의 같은 식구인 기공사가 맏형인 치과의사에게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는 거다. 이러한 일들을 통해 기공료만 안정적으로 받게 된다면 우리는 누구를 미워할 일도, 싸울 일도 없다.

협회 고문님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도 유관단체와 사이가 벌어지면 안 된다고 걱정하신다. 옳은 말이지만 내가 살아야 다른 단체와 관계도 좋을 수 있다. 우리는 단지 살기 위해 이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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