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생명산업에 찬물 한 바가지"
"로슈, 생명산업에 찬물 한 바가지"
에이즈인권연대 "한국로슈의 관심은 오로지 돈"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07.05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보건의료시민단체들이 에이즈치료제 푸제온 공급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로슈를 '이윤만을 쫓는 상식이 안통하는 기업집단'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HIV/AIDS인권연대는 4일 성명에서 "울스 플루어키거 로슈 한국지사장과 푸제온 공급문제를 놓고 면담을 했으나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약가기준 같은 것은 없었다"며 "한국로슈가 말하는 제약산업에 생명이 끼어들 여지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권연대는 또 "울스 플루어키거 지사장은 ‘너희 나라(한국)는 우리가 판단할 때 3만원을 낼 수 있다. 따라서 3만원을 주지 않으면 푸제온은 공급할 수 없다. 우리에게 돈을 주도록 정부를 설득하라’고 말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국가의 공적 재정과 개인의 재산이 끝장날 때까지 약값을 받아내는 것이었다"고 성토했다.

인권연대 관계자는 "울스 플루어키거 지사장이 자리를 뜨면서 앞으로 환자단체와 대화할 일은 없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며 "전세계 에이즈 환자 중 90% 이상이 개발도상국에서 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환자의 NEED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로슈의 탐욕을 보았다"고 말했다.

성 명 <생명산업? 제약산업에 생명이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한국로슈 지사장과의 면담 보고서

우리는 정말로 알고 싶었다. 기존약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꼭 필요한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의 독점권을 가진 다국적 제약기업 로슈가 햇수로 5년 동안이나 2만 5천원이라는 정부고시가를 거부하고 이 약을 한국에 공급하지 않으면서 환자들의 피를 말렸던 그 이유를 정말로 듣고 싶었다. 4년에 걸친 푸제온 공급을 촉구하는 지속적인 활동들, 기자회견, 질의서, 그리고 항의방문 끝에 로슈가 선심쓰듯 일방적으로 장소와 시간을 통보한 면담자리에 그래도 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그 이유를 들어보려 한 것이었다.

상식적인 우리의 기대는 적어도 원가산정서 비슷한 것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1인당 국민소득에 합당한 계산이었다는 근거, 혹은 약의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등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로슈의 지사장 울스 플루어키거가 들고온 자료는 세계은행이 발행한 세계개발보고서 상의 한국경제규모순위(11위)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자료였다.

세계은행의 경제규모순위라는 것이 1인당 GNI가 아니라는 것은 차치하고(1인당 GNI로는 세계 49위에 불과), 적자에 허덕이다 결국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지원을 받아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 건강보험공단자료라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이것들 만이” 의약품 가격의 근거가 된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너희 나라는 우리가 판단할 때 3만원을 낼 수 있는 국가다. 따라서 3만원을 주지 않으면 푸제온은 공급할 수 없다. 우리에게 돈을 주도록 정부를 설득하라”

그들에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약가기준 같은 것은 없었다. 제약기업에게 원가란 아무의미가 없는 것이고, 엄청난 연구개발비라는 것은 사실은 실체가 없는 것이며,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의 유일한 기준은 '국가의 공적 재정과 개인의 재산이 끝장날 때까지'였던 것이다.

거대한 제약기업 로슈, 생명산업이라는 미명하에 엄청난 자금지원과 세제혜택을 받고 있는 제약산업에 생명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더 이상 설명할 것이 없다는 울스 플루어키거는 자리를 떴다. 앞으로 환자단체와 대화할 일은 없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돈 없는 환자”와 대화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생명과 인도주의를 팔아서 막대한 세제혜택과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제약기업으로서 감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시장의 NEED”라며 인간의 존엄성을 능멸한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를 강력히 규탄한다. 시장의 NEED는 전 세계 에이즈 환자 중 90% 이상이 개발도상국에서 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환자의 NEED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로슈 탐욕의 크기를 의미할 뿐이다.

우리는 멈추지 않고 제약기업이 어떻게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유린하고 조롱하는지 알려갈 것이다. 의약품을 생명이라고 믿는, 돈이 많건 적건 필수적인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더 많은 사람들과 이 잔인한 폭력에 저항할 것이다.

2008년 7월 4일

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의약센터,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정보공유연대IPLeft, 진보네트워크센터, 진보신당연대회의, 한국백혈병환우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